[김영준 기자의 캠프 리포트]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는 조원우 감독

입력 2016-03-0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손아섭은 소문난 악바리다. 옆구리 부상으로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어졌지만 연습경기 출장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 조원우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출장하라”며 말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부상회복 손아섭 ‘실전 훈련은 천천히’
연습경기 출전 대신 트레이닝에 집중
조 감독 “시범경기부터 출장 시키겠다”


롯데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손아섭(28)의 회복 속도였다. 손아섭의 복귀가 롯데 타선의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침묵 속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당장 실전에 나가도 괜찮은 몸 상태로 돌아왔다. 거의 모든 훈련 스케줄을 동료들과 똑같이 소화하고 있다. 유일한 차이점은 실전에 나가지 않는 것이다. 조원우 감독의 방침이다. 조 감독은 “손아섭은 ‘1∼2타석이라도 나가고 싶다’고 한다. ‘그러다가 다시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면 회복까지 정말 길어진다’고 말렸다”고 밝혔다.


● 빨랫줄 타구 생산한 라이브배팅


롯데 야수진은 2개 조로 나눠 29일 오후 라이브배팅을 했다. 가고시마의 날씨는 비가 내렸다, 해가 떴다, 거센 바람이 불었다, 변덕을 부렸지만 롯데 선수들은 예정된 일정을 실행했다. A팀이 치면 B팀이 수비 포메이션 훈련을 하고, 그 다음에는 공수를 바꿔 연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손아섭은 A팀의 11번타자였다. 원래 타순이 없었는데 정보명 타격코치가 집어넣었다. 첫 타석에서 좌익수 얕은 뜬공을 쳤다. 그 다음 차례에선 1∼2루 사이를 꿰뚫는 깨끗한 우전안타가 나왔다. 다친 부위가 옆구리 근육이라 달리기와 수비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라이브배팅 이후 타격훈련 때 손아섭은 동료들을 위해 티볼을 올려주기도 했다. 롯데에서도 “지금 경기에 나가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러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비중이 큰 선수이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시범경기부터는 출장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손아섭의 캠프 참가 과정에서 드러난 조원우 감독의 원칙

원래 롯데는 손아섭을 가고시마로 부르지 않을 생각이 강했다. 부산에 남아서 실질적인 전담 트레이닝 파트와 재활에 전념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그런데 손아섭이 “따뜻한 곳에서 해보고 싶다”며 참가를 요청했다. 이 보고를 접한 조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 질문 하나를 던졌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할 수 있는가?” 만약 손아섭이 개인적인 재활훈련만 가능한 상황인데 단지 따뜻한 곳이라 오려고 한다면 그런 편의는 봐줄 수 없다는 방침이었다. 손아섭의 재활이 80% 이상 됐고, 나머지는 가고시마 현장에서 팀 훈련을 병행하며 수행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야 조 감독은 합류를 허락했다. 조 감독은 손아섭이 없는 기간, 외야수 박헌도 김문호 이우민 김주현 오현근 등을 경쟁시키고 있다. 롯데에서 가장 취약했던 요인 중 하나인 경쟁구도가 전 포지션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가고시마(일본) |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