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칸 국제영화제는 환갑을 맞아 거장들이 영화에 관해 얘기한 옴니버스 영화 ‘각자에게 자신의 영화를’을 선보였다.
로만 폴란스키, 코언 형제, 빔 벤더스, 왕자웨이, 장이머우, 기타노 다케시 등의 감독들은 각자 2분이라는 시간 속에 영화와 인생을 담았다.
어쩌면 내년에 이런 한국 영화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아시아권의 거장들이 참여해 부산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 옴니버스 영화를 기획 중이다”면서 “내년에 빛을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역대 최다 상영작(60개국 315편)과 역대 최다 관객(19만8818명) 동원 등의 외형적인 성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 영화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을 다시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지난 해에 비해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전반적으로 내실있는 영화제가 됐다고 자부한다.
- 한국영화를 위한 다양한 기획도 마련됐다.
“한국영화가 워낙 침체에 빠져 있어 단기간에 부양하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활력을 넣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아시안필름마켓(10월3일~6일) 기간에 한국영화에 관한 토론을 집중적으로 했다. 프로듀서들의 프로젝트를 투자자와 만나게 했고 아시아필름펀드의 경우에는 가난한 독립영화 작가를 초청해 해외에 소개했다.”
- 가장 커다란 아쉬움은 뭔가.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영화제를 진행해왔는데 남포동의 열기가 예년같지 않았다. 남포동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안을 강구해야 할 듯하다. 2011년 영화제 전용공간 두레라움이 완공되더라도 남포동에 더욱 중점을 둘 생각이다.”
- 관객들을 배려한 상영 공간 배분도 눈에 띈다.
“롯데시네마는 비아시아권 등 월드 상영작을, 메가박스에서는 아시아권 영화를, 프리머스에서는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상영했다. 관객은 자신들의 취향대로 좀 더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하도록 했다.”
- 몇 년 동안 최대 스폰서였던 제일모직 빈폴이 올해 후원사에 없었다.
“올해 예산은 89억원이었다. 47억원의 정부 및 부산시 후원, 나머지는 입장수입과 기업 후원 등으로 운영한다. 빈폴이 빠져 지난 해보다 약 10억원 가량이 줄었다. 큰 영향은 없지만 결손은 불가피할 것 같다. 적자 운영은 거의 처음인 듯하다.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인한 항공료와 수송비 등도 껑충 뛰었다.”
-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전한다면.
“매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영화제를 준비한다. 상영작도 훌륭해야 하겠지만 관객들의 꾸준한 성원이 필요하다.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계속 참여해달라.”
부산|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