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살벌했던사직…까칠한위협구

입력 2009-05-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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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또 뛰쳐나갈 수도 없고, 그저 어색한 미소만….’ 5일 사직구장 SK 박재홍이 롯데 선발 조정훈의 몸쪽 높은 공을 피하고 있다. 사직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SK-롯데‘5·5혈투’재구성
SK와 롯데가 오월동주를 꾀했으나 결국 배는 산으로 갔다. 양 팀 프런트의 동분서주가 무색하게 아름다운 마무리는 없었다. 5월5일의 사직구장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롯데 사이드, AM 11:00 롯데 이상구 단장은 “구단 차원의 조치도 취했고, 부산 팬들의 수준도 있는데 별일 있겠느냐”고 낙관했다. 홍성흔은 “의식하는 순간, 우리가 지는 것”이라 했다. 로이스터는 거론 자체가 못마땅한 듯 “더 이상 얘기 나올 사안이 아니다”고 잘랐다. ○SK 사이드 PM 12:00 SK 송태일 매니저는 “입장할 때 아무 문제가 없었다. 박수 쳐주거나 사인을 요청한 팬들도 있었다”고 했다. 만전을 기하기 위해 본부석의 김정준, 노석기 전력분석원은 평소와 달리 SK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급속 냉각, PM 1:00 당초 양 팀 감독과 4월23일 불상사의 장본인인 SK 박재홍과 롯데 김일엽이 화해의 제스처를 나누기로 사전 합의가 돼 있었다. 그러나 롯데 로이스터 감독이 별안간 입장을 선회했다.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였기에 (공식적으로 반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란 이유를 달았다. 1시 조금 넘어 나타난 SK 김성근 감독은 롯데 벤치에서 기다리다 식당까지 찾아갔다. 몇 분간 선채 얘기하고 나온 김 감독은 우연히 마주친 공필성 코치를 보더니 “미안하다”란 말을 남기고 SK 벤치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로이스터가 ‘이미 끝난 일로 와줘서 고맙다’고 하기에 ‘감독 입장에서 주장이 다쳐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라고 들려줬다. ○긴장 고조, PM 2:00 박재홍도 공 코치를 찾아가 사과했지만 롯데 팬들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다. 박재홍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거센 야유로 뒤덮였다. 5회 이호준의 2점 홈런으로 SK가 4-0까지 앞서자 롯데 조정훈은 박재홍 타석 때 빈볼성 몸쪽 직구 4개를 던졌다. 팬들은 “맞혀라”를 연호하며 박수를 쳤고, 구심이 경고를 주자 로이스터 감독이 뛰쳐나와 항의했다. SK는 7회 4번째 타석 때 박재홍을 교체했고 박재홍은 승용차로 먼저 구장을 빠져나갔다. ○결국 원점, PM: 4:40 4시41분, SK의 완봉승으로 끝났다. 끝나자마자 SK 선수단은 하이파이브와 인터뷰도 포기하고 피난민처럼 덕아웃을 빠져나갔다. 김 감독 이하 SK 사람 누구 하나 이겼다고 웃는 이가 없었다. 경찰이 호위했지만 성난 일부 롯데 팬은 “박재홍 어딨냐?”, “내일 보자”라며 욕을 섞어 위협을 가했다. 구장을 떠나는 SK버스를 향해선 물병, 계란, 음식물 등이 날아들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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