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길기자의 남아공 리포트] 한경기도 못뛰고…부상 하태균 ‘집으로’

입력 2010-01-13 14: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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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남아공 첫 낙마자 바라보며…
인생은 출생부터 사망까지 희로애락의 연속이다. 모든 게 좋을 수만도, 그렇다고 나쁠 수만도 없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세상사는 새옹지마다.

운동선수에게도 굴곡이 있다. 한때 잘나가던 선수도 어느 순간 빛을 잃을 때가 있고, 그러다가도 다시 기회를 잡아 재기에 성공하기도 한다.

그런 역전 드라마가 가장 많은 곳이 스포츠다.

축구 선수들의 꿈은 월드컵 출전이다. 그라운드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것도 꿈의 무대에 서겠다는 희망이 있기에 가능하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은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하는 기회의 마당이기도 하다.

그래서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을 통해 인생의 역전을 노린다.

그런데 이런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아무리 스타라고 해도 부상 앞에서는 재간이 없다.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98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스트라이커 황선홍은 부상으로 눈물을 삼켜야했고, 2006독일월드컵에서는 절정의 기량이었던 이동국이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했다. 당시 이들의 아픔은 곧 국민적인 아픔이었다.

부상 관리는 선수 스스로의 몫이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고 했다. 자주 부상을 당하는 선수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잘못된 습관도 부상을 부른다. 이런 모든 것을 관리해야만 부상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월드컵 무대도 밟을 수 있다.

남아공 전지훈련 중인 대표팀의 공격수 하태균(수원)이 13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왼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된 그는 사실상 월드컵 엔트리 경쟁에서 탈락한 것이다. 월드컵 출전의 부푼 희망을 안고 이 먼 곳 까지 와서 생존 경쟁을 벌였지만, 부상의 덫에 걸려 단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오른 것이다.

하태균이 가장 먼저 부상으로 눈물을 흘렸지만, 남은 선수들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보면 부상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한다. 그것이 축구인생 역전의 출발선이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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