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팬들은 이날의 맨 오브 더 매치는 박지성이라 입을 모아 말했다.
박지성은 후반 15분 다이빙 헤딩슛으로 1-1 팽팽하던 균형을 깨고 팀에 결승골을 선물했다. 이를 막기 위해 전속력을 달려들던 글렌 존슨의 발끝도 볼을 향해 있었지만 박지성은 용감하게 몸을 날려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글렌 존슨과 충돌한 박지성의 머리 왼쪽 부분에서 피가 흘렀고, 결국 한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퍼거슨 감독이 “용맹했다”고 극찬할만한 장면이었다.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트린 박지성이 후반 42분 스콜스와 교체되어 나오자 팬들은 박지성 송을 목청 높여 부르며 기립박수를 보내줬다. 맨유TV의 벤 힙스 기자 역시 “박지성은 기립박수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며 극찬했다. 이날의 공식적인 맨 오브 더 매치에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근면성을 인정받은 대런 플레처로 선정됐지만 경기 직후 경기장 밖에서 맨유TV와 인터뷰를 가진 팬들은 ‘오늘의 맨 오브 더 매치는 누구인 것 같냐”는 질문에 입을 모아 “Park!” 이라고 외쳤다.
구장에 가장 높은 안전경계 등급이 발령될 정도로 전통적인 라이벌 리버풀전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트린 박지성이 팬들에게는 진정한 영웅이었다.
박지성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승점 3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팀이 앞서나갈 수 있는 골을 넣었는데, 결과적으로 결승골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히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환상적인 골이었다. 언제나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다 해주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