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쏘나타 K-리그 2010 FC 서울와 수원 삼성의 경기. FC 서울 정조국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데얀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불과 8분사이 두번·세번째 어시스트
빙가다감독의 ‘팀 플레이 정신’ 실천
서울, 3-1로 수원 꺾고 단독2위 점프
“우리 팀이 보여준 경기력에 만족한다. 나 역시 그렇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서울의 몬테네그로 출신 공격수 데얀(29)은 두 손을 높이 치켜들며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던 팀 동료 아디를 꼭 끌어안았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역대 56번째 K리그 최고 빅뱅은 데얀이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서울의 몫이었다. 후반 25분까지 선발 출전한 정조국과, 이후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조커’ 방승환과 투 톱에 포진한 데얀은 인저리 타임(5분)까지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 상암벌을 채운 4만8000여 홈 팬들을 행복하게 했다.
어시스트 해트트릭은 올 시즌 처음이자 K리그 역대 27번째 기록이다.
이날 3-1로 값진 승리를 안은 서울은 수원과의 역대 전적에서 19번째 승리(14무23패)를 챙겼고, 2004년 이후 FA컵을 포함한 24차례 승부에서 8승8무8패로 균형을 이뤘다.
경기 초반부터 데얀은 펄펄 날아다녔다.
전반 20여분까지 다소 지루한 움직임이 계속 됐으나 4분 뒤 감각적인 힐 패스로 오른쪽 날개 에스테베즈의 선취 골을 도와 이운재가 지킨 수원 골문을 열어젖혔다. 기세가 오른 데얀은 3분 뒤에는 이운재의 왼발 골킥 미스를 따낸 정조국이 헤딩으로 내준 볼을 노마크 찬스의 정조국에 다시 밀어줘 추가골이자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데얀의 폭발적인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32분 수원 문전 오른쪽 사이드에서 오버래핑하며 문전으로 돌파하던 오른쪽 풀백 최효진에 절묘한 침투 패스를 연결, 최효진의 쐐기 골을 도왔다. 불과 8분 사이 세 골이 터지자 빙가다 감독도 어깨를 으쓱하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물론 항상 ‘남 좋은 일’을 하고 싶진 않을 터. 미드필드 지역과 수비진까지 폭넓게 움직인 데얀은 후반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섰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후반 32분께 김치우로부터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발리슛을 시도하려 했으나 헛발질에 그친 것. 데얀도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고, 이를 끝으로 데얀에게 더 이상 슛 찬스는 오지 않았다. 전·후반을 합친 슛은 0개였으니 데얀은 서울 빙가다 감독이 부임 이후 거듭 강조해온 ‘팀을 위한’ ‘모두를 위한’ 플레이의 전형을 그대로 펼쳐낸 셈이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