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오상민-이상열-오카모토.스포츠동아DB
팀타율 꼴찌 불구 3위 ‘반란’
어쩌면 다소 어색한 자리다. LG의 팀순위가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최근 9경기에서 8승1패를 거두는 놀라운 성과다. 2위 두산과도 2게임차에 불과하다.
기본적인 데이터를 보면 특별한 구석은 없다. 팀타율은 0.238로 8개구단 중 최하위. 방어율도 4.21로 5위다. 팀홈런(15개) 6위, 팀실책(17개) 5위, 팀도루(31개) 4위. 투·타·수·주에 걸쳐 현재까지 나타난 팀전력의 지표는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LG의 상승세를 설명할 만한 대목이 눈에 띈다. 바로 불펜이다. 선발투수 방어율은 5.34(6승8패)로 5위권이지만 구원투수 방어율은 2.76(6승1패 7세이브 10홀드)으로 8개구단 중 1위다.
LG는 최근 수년간 뒷문이 약해 고전했다. 구원투수 방어율만 놓고 보면 2007년 4.14, 2008년 4.60, 2009년 4.95로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와 비교하면 올 시즌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특히 올 시즌 LG 불펜의 7∼9회 성적은 놀라울 따름이다. 피안타율(0.176)과 방어율(1.89)에서 1위일 뿐 아니라 다른 팀을 압도한다. 최하위 롯데의 7∼9회 피안타율(0.314)과 방어율(5.86)은 그렇다치더라도 1위인 SK의 7∼9회 피안타율(0.233)과 방어율(3.84)보다 훨씬 좋다.
물론 최근 9경기(8승1패)의 팀방어율도 2.44로 1위다. 같은 기간 전승을 달리고 있는 SK(2.70)보다 좋을 정도로 서서히 선발진도 힘을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LG 불펜 중에서도 ‘LOLO 라인’이 필승방정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동현∼오상민∼이상열∼오카모토는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은 없지만 실질적으로는 압도하고 있다. 특히 오카모토는 국내 데뷔 후 9경기(11.1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결국 최근 LG 상승세의 요인을 추려보면 중반까지 상대와 대등하게 버티는 힘이 지난해에 비해 좋아졌고, 불펜싸움에서 승리로 연결하는 힘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무너지지 않기에 승리확률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