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10연승’ SK 야구의 치열함

입력 2010-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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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의 환호에 모자를 벗어 답례하는 SK 김성근 감독. 연승 징크스 때문에 깎지 않은 수염이 턱 주위에 수북하다. 스포츠동아DB

5!카도쿠라…5번 나와 5번 이겼다
V9시절 요미우리가 이런 아우라를 풍겼을까. 무형의 ‘철의 장막’에 둘러싸인 느낌. 10연승을 했는데도 팀 분위기는 무덤덤. “22연승도 해봤는데”란 답변엔 감탄해야 되나, 질려야 되나? SK가 쌓아올린 숫자들은 말한다. SK야구의 ‘정확하고 냉정하고 엄격함’을. SK야구의 치열함을 좋아하든, 처절함을 싫어하든 숫자는 현실이다.


0.38 김광현의 방어율이다. 24이닝을 던져 자책점은 1점. 당사자는 “방어율 얘기는 100이닝은 던지고 나서 하자”고 했다. 그래도 그가 돌아오고 나서 SK는 10연승 포함, 14승 1패다.


0.390 내일 당장 MVP 투표를 하라면 박정권이 정답이다. 타율은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5개)과 OPS도 2위다. 심지어 내야안타도 1위(6개)다. 여기다 1루수와 우익수 수비도 손색없다. 튼튼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인터뷰도 잘한다.


9 1993년을 끝으로 2점대 팀 방어율은 프로야구에서 멸종됐다. 피안타율은 0.225다. 만화가 아니다.


2.93 카도쿠라는 5번 나와서 5승을 챙겼다. 30.1이닝을 던져 31삼진(류현진 다음으로 많다)을 잡았고, 4사구는 9개 뿐이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최대 수혜자라는 심판들의 평가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5 박경완은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머리가 아프다. 투수들 끌고 가려면. 이 와중에 몸도 아프다. 몸에 맞는 볼이 8개다. 박경완이 299홈런에 멎어있더라고 뭐라 하지 말자.


8 이승호는 전업 마무리 첫 해, 첫 달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커리어 하이 세이브를 성공했다. 더구나 블론세이브는 단 1개도 없다. 이승호의 순항은 “마무리는 공이 빨라야 된다”란 통설을 뒤집고 있다.


13 SK 선발진은 18승 중 13승을 책임졌다. 요즘 김성근 감독은 전처럼 상대 선발을 보고 피해가거나 하지 않는다. 순서대로 나가면 된다. 그게 SK ‘세오리( thoery를 야구인들이 일본식으로 발음하는 것)’다.


14 정우람은 SK의 23경기 중 14경기에서 던졌다. 누가 뭐래도 정우람이 SK 투수 중 4월 MVP다. SK 선수들이 투표하면 그럴 것이다.


40 SK는 작년 말 22연승 후 8승 5패를 했다가 다시 10연승을 했다. 그러니까 작년 8월25일부터 세면 40승1무5패다. 정말 SK는 NPB(일본야구기구)진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81 SK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분이다. 삼성과 공동 1위다. 삼성은 전형적 투고타저팀이라 그렇다 쳐도 SK는? 그렇다, SK가 공격만 하다 끝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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