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 이도형(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최영필 “아직 140km 후반대 구위”
지인통해 미·일·멕시칸 리그 노크
이도형 “이젠 야구를 그만둘 나이”
운동 중단후 사업 구상·준비 끝내
결국 두 명의 베테랑이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사라졌다. 한화 출신 투수 최영필(37)과 포수 이도형(36)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 실패했다. 15일 FA 계약 시한이 만료될 때까지 원 소속팀 한화도, 나머지 7개 구단도 이들을 잡지 않았다.지인통해 미·일·멕시칸 리그 노크
이도형 “이젠 야구를 그만둘 나이”
운동 중단후 사업 구상·준비 끝내
30대 후반의 나이와 FA 보상 선수 때문에, 어차피 타 구단 이적은 쉽지 않았다. 한화만이 이들의 유일한 옵션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애초에 이들과 계약할 의사가 없었다. “도대체 왜 FA를 선언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평생 한 번이 될 지도 모르는 선수의 권리 행사에 ‘괘씸죄’가 적용됐다.
원 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 기간에 단 한 번 만나 “계약 의사가 없다”는 사실만 통보했고, 계약 기간 만료 직전에 두 번째 만나 선수가 아닌 프런트를 제의했다.
최영필에게는 전력분석원, 이도형에게는 원정기록원이었다. ‘선수’로 대접받기 위해 FA를 선언했던 둘은 당연히 고사했다. 1999년 FA 제도 도입 이후 투수 차명주와 노장진에 이어 세 번째와 네 번째 ‘FA 미아’가 탄생한 것이다.
○최영필 해외 야구·이도형 사업, 각자의 길
둘 다 한화 유니폼을 벗게 됐지만, 걷고자 하는 길은 다르다. 최영필은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겠다”며 구단 사무실을 나왔다.
여전히 140km대 후반의 공을 던지는 그는 최근 지인들을 통해 해외 진출을 알아보는 중이다. 미국 마이너리그를 비롯해 일본과 멕시칸리그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영필은 “2월 중순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 같다. 구대성 선배가 있는 호주나 대만 리그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각오했던 일이라 해도, 막상 현실이 되니 착잡한 건 당연하다.
그는 “이런 상황까지 예상을 하고 FA 신청을 했지만, 솔직히 서운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면서 “오래 함께 했던 팀을 떠나게 돼 서운하다. 하지만 가족들이 전폭적으로 응원해 주고 있기에 열심히 몸을 만들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도형은 사업가 변신을 택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미 사업 구상과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난 상태인 것 같다”고 했다.
이도형 역시 “처음부터 계약이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 말까지는 재활도 하고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했지만, 올해부터는 사실상 운동을 접고 다른 일을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그는 쓸쓸하게 “이제는 운동을 그만 할 나이도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한화는 2년 전 겨울부터 꾸준히 “선수가 없다”고 외쳤다. 그리고 그런 한화에서 두 명의 베테랑이 또다시 떠나갔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