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은 올 초 아시안 컵 때보다 한 단계 더 진일보했다는 평을 듣는다. 전문가들은 지동원이 유럽 등 더 큰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파괴력을 키우고 좀 더 빠른 템포 플레이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동원이 7일 가나 전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전문가가 말하는 지동원
“볼 키핑·기술·영리함 등 다 갖췄지만…”
최강희 감독 유럽무대 고려 파괴력 주문
박문성 위원 “간결한 볼터치 해결과제”
아프리카 강호 가나와의 평가전 후 공격수 지동원(20·전남 드래곤즈)의 주가가 하늘로 치솟았다. 올 초 아시안 컵에 비해 한 단계 더 진보했다. 특히 문전 근처 위치선정 능력이 탁월해졌다. “볼 키핑·기술·영리함 등 다 갖췄지만…”
최강희 감독 유럽무대 고려 파괴력 주문
박문성 위원 “간결한 볼터치 해결과제”
가나 전에서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기성용의 롱 패스를 받아 침착한 볼 터치로 골키퍼와 일대일을 만든 상황, 구자철의 결승골을 엮어낸 헤딩도 수비수 뒤로 돌아 들어가는 영리한 움직임이 있어 가능했다. 지동원의 발전은 최근 유럽 몇몇 구단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어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지동원의 나이는 이제 스무 살이다. 아직은 완성형 공격수가 아니다. 보완해야 할 점이 분명 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지 전문가들의 눈을 통해 살펴본다.
○파괴력
가나 전을 현장에서 지켜 본 전북 최강희 감독은 “볼 키핑, 기술, 영리함을 다 갖춘 선수다. 그런데 파괴력과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고 진단했다.
지동원은 186cm 75kg이다. 겉으로 보기에도 호리호리하다. 유럽 무대나 월드컵 등 큰 무대에서 거구의 수비수들을 상대하기에는 다소 연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한국축구 대표공격수 출신 포항 황선홍 감독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격을 키우고 파괴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단, 무리하거나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는 게 황 감독 생각이다. “체계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무리하게 몸만 키우면 지동원이 가진 강점이 희석될 수도 있다. 앞으로 큰 경기 경험이 쌓이면 자신에게 당장 어떤 점이 필요한지 스스로 느끼게 된다. 그 때 그 때 보완해나가면 된다.”
○빠른 템포
박지성(맨유)과 이청용(볼턴), 박주영 등 유럽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 선수들의 공통적인 장점 중 하나가 빠른 템포 플레이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볼 터치를 간결하게 한 뒤 제2동작으로 재빨리 연결해야 한다. 늘 경기흐름을 읽고 다음에 어떤 플레이를 할지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동원은 이청용이나 박주영 수준의 템포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평이다. 가나 전에서 지동원에게 볼이 갔을 때 몇 차례 경기흐름이 지연되는 듯한 장면이 나왔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