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올림픽감독의 새해 목표는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2월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가 그 출발점이다. 홍 감독은 1월 일본 오키나와 전훈과 태국서 열리는 킹스컵 출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출전 선수 명단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DB
2월 오만전서 최종예선행 확정 자신
재능있는 영건들…한국축구 미래 밝아
맏형 리더십? 눈빛으로 통하는 신뢰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한국의 올림픽 본선 7회 연속 진출을 위해 휴식도 없이 뛰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1월 전지훈련을 위해 일본을 직접 방문해 선수차출을 요청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어렵게 시간을 낸 홍 감독을 만났다. 흥미로운 질문 하나를 던져봤다. “만약 박지성이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묻자 그는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직접 전화해 볼 것 같다”며 웃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박지성이 영국 현지에서 뛰고 있어 이동거리가 없는데다 올림픽이 열리는 7월은 비시즌이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위한다는 명분이 확실하다면 한번쯤 생각해볼 여지는 있다.
-올림픽 본선이 열리는 2012년 새해를 맞았다.
“우리가 2011년 6월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6개월 지나 해가 바뀌었다. 새해 2,3월에 중요한 3경기가 남았는데 그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본선 여부를 결정한다. 지금은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본선에 갈 수 있는 게 중요하다. 로드맵을 정해놓고 준비하고 있다.”
-최종예선 남은 3경기에 대한 전망은.
“3경기를 마친 현재 우리와 2위 오만과의 승점 차는 3이다. 오만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다. 그 경기에서 오만에 승점을 주면 안 된다. 무승부로 승점 1씩을 서로 가지는 건 나쁘지 않다. 오만전에서 본선행이 결정될 것 같다.”(오만전은 남은 3경기 중 2번째인 2월22일 열린다.)
-지난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올림픽 2차 예선 요르단전이 가장 힘들고 위험했다. 경기 일주일 전까지도 어떤 선수들이 합류할지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들과 3일만 훈련하고 중요한 경기에 나갔는데 돌아보면 그 때가 가장 위험했다. 새로 선발된 선수들이 잘해줬다. 새 얼굴들의 등장이 매우 기뻤다.
-1월 전훈에서 노리는 효과는.
“이번 훈련은 2월5일 최종예선 4차전에 맞춰 진행할 것이다. 비 시즌 중에 모여 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기본에 충실할 것이다. 경기력은 태국 킹스컵을 통해 끌어올릴 생각이다. 킹스컵에서 올림픽 예선전에 나설 선수들을 결정하겠다.”
-전훈 차출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나.
“가장 좋은 방법은 얼굴을 마주보고 진정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생전 모르던 사람이 아니니까 이야기가 더 잘 된 것 같다. 지난해부터 J리그 구단들과 꾸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J리그 선수들의 컨디션 정보를 일본 구단에 전해 들었다. 대표팀에서 부상을 입으면 소속팀에 각종 정보를 수시로 전달했다.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큰 도움이 됐다. 이번엔 이동하는 게 더 힘들었다. 가방 하나를 들고 지하철, 기차, 택시 등을 번갈아 타며 오사카와 교토, 도쿄 시내 등으로 이동했다. 진짜 힘들었다.”
-올림픽 본선에서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목표와 팀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내 개인적인 것은 의미 없고, 선수들이 어디까지 가는지 목표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은 모른다. 그 시점에 가서 모두들의 공통된 목표가 설정될 것으로 본다. 지금 중요한 것은 본선 진출 결정이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태극전사들의 재발탁 가능성은.
“우리 팀은 확실하게 우리 선수가 누구라는 생각을 갖지 못한 채 지금까지 왔다. 선수들이 자꾸 왔다갔다 했다. 기본 방침은 리그에 관계없다. 선발하는 시점에서의 경기력, 팀에 도움이 되는가를 판단한다. 유럽에 있는 선수들은 나름대로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계속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를 불러들이는 건 의미 없다.”
-장기간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다. 한국축구의 미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지나.
“3년 전부터 지켜본 결과 한국축구도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아쉬운 부분은 어린선수들이 프로리그에서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이다. J리그 세레소 오사카의 경우 팀 정책이 공격축구, 어린선수 발굴육성이다. K리그도 어린 선수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팀들이 나오면 좋을 것이다.”
-자신의 맏형 리더십에 대해 설명한다면.
“지금까지 선수들하고 생활한지 3년이 지났다. 현 상황에서 지도자의 리더십이라는 말이 우리 팀엔 맞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좋고 편안한 신뢰관계를 쌓았다. 내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은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대화를 자주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선수들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팬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해 달라.
“올림픽팀이 올해 한국축구의 스타트를 끊게 됐다. 우리 팀으로써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를 대표해서 좋은 스타트를 하고 싶다. 올림픽팀 경기가 끝나면 월드컵 예선전이 잇따라 열리고, 이후 K리그가 개막한다. 지난해 좋지 않은 일이 많았지만 우리 팬들이 올해는 한국축구를 많이 사랑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사랑받는 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
어린선수들이 편하게 전화 문자
홍명보 리더십은 ‘열린 마음’
홍 감독과 선수들이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11월 사우디전이 끝난 직후 한 선수가 ‘감독님 승리 축하드립니다’는 문자를 홍 감독에게 보냈다. 홍 감독은 “다른 지도자들은 선수가 그런 문자를 보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난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홍명보감독은?
▲ 생년월일 : 1969년 2월 12일
▲ 신체조건 : 182cm 74kg
▲ 출신교 : 광장초-광희중-동북고-고려대
▲ 선수경력
- 월드컵 본선 4회 연속 출전(1990∼2002)
- 2002년 한일월드컵 브론즈볼
- FIFA 선정 2002년 한일월드컵 올스타
- A매치 133경기 출전(한국선수 최다)
▲지도자경력
- 2006년 독일월드컵 코치
- 2007년 아시안컵 대표팀 코치
- 2008베이징올림픽 코치
- 2009년 FIFA U-20 월드컵 감독
-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감독
- 2012런던올림픽대표팀 감독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