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안티 많던 나, 팬들에 인정받아 보람”

입력 2011-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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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별 왕별들이 모여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소망을 나누는 신년기념 좌담회를 열었다.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을 통해 자리를 함께 한 이들은 프로스포츠 발전 방향을 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녀골프 김경태(신한금융그룹)와 김하늘(비씨카드), 여자농구 김정은(신세계), 축구 이동국(전북), 야구 윤석민(KIA), 남자농구 문태종(전자랜드), 남녀배구 김사니(흥국생명), 여오현(삼성화재).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한국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별 왕별들이 모여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소망을 나누는 신년기념 좌담회를 열었다.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을 통해 자리를 함께 한 이들은 프로스포츠 발전 방향을 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녀골프 김경태(신한금융그룹)와 김하늘(비씨카드), 여자농구 김정은(신세계), 축구 이동국(전북), 야구 윤석민(KIA), 남자농구 문태종(전자랜드), 남녀배구 김사니(흥국생명), 여오현(삼성화재).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굿바이! 2011…되돌아 본 최고 순간

윤석민 “MVP·동아스포츠대상 못잊어”
여오현 “꼴찌서 우승!…정신력의 승리”
문태종 “태극마크 달고 뛸수 있어 행복”
김하늘 “3관왕…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스포츠동아는 임진년 새해를 맞아 각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모여 2011년을 되돌아보고 2012년 새해의 꿈과 희망을 얘기하는 ‘신년 맞이 기념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야구 윤석민(KIA)과 축구 이동국(전북), 남녀농구 문태종(전자랜드)과 김정은(신세계), 남녀배구 여오현(삼성화재)과 김사니(흥국생명), 남녀골프 김경태(신한금융그룹)와 김하늘(비씨카드) 등 ‘2011 동아스포츠대상’ 수상자들이 참석한 이번 좌담회는 12월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됐습니다. 새해 시점에 맞춰 좌담회 내용을 재구성, 각 종목 대표선수들이 느끼는 소회와 함께 가슴 속에 품었던 새해 소망을 정리합니다.


● 사회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제 2011년이 마무리됐습니다. 먼저 지난 한 해는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 것인지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2년 연속 이 자리에 참석하신 김경태 선수부터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경태 = 그러고보니 저뿐이네요. 말씀하신대로 2년 연속 이 자리에 함께 해 무엇보다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해는 많은 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냈지만, 가장 빨리 지나간 한해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두 31개 대회에 나갔으니까요. 잘 했지만 조금 아쉬움도 남는 한 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봅니다.


▲ 이동국 = 저같은 경우는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제게 새로운 축구 인생을 안겨준 소속팀 전북 현대가 K리그 정상에 올랐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뜻하지 않게 준우승을 했거든요. 참, 프로축구연맹에서 주는 여러 상을 받았고 동아스포츠대상을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받는 기쁨까지 누렸던 것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문태종 =
국가대표팀에서 뛸 수 있어 매우 뜻깊은 한해였습니다. 저 뿐 아니라 가족들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난해 3월 팀이 정규리그 2위를 하면서 성공적인 한국 복귀를 하게 돼 매우 행복했습니다. 챔프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했지만요.


▲ 김정은 = 지난 시즌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았고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힘든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약이 됐던 시간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걸어온 선수 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본 한해였습니다. 이번 시즌 제가 팀 주장도 되고 여자농구 최고연봉 선수가 되면서 책임감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 윤석민 = 2010년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각오가 남다르게 시작했던 한해였습니다. MVP와 골든글러브에 그리고 동아스포츠대상 등 값진 상을 받아 매우 기쁩니다.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한해였어요.


▲ 여오현 = 2010∼2011시즌은 팀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배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시즌 초반 꼴찌에서 통합우승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모두가 정신력으로 이겨낸 것 같아요.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 김사니 =
팀을 옮기고 맞은 첫 시즌이었는데 초반에 주춤했었어요. 다행히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서 개인과 팀 모두 목표 이상의 성과를 냈으니 잊지 못할 큰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김하늘 =
작년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2008년에도 3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그때와는 전혀 다른 3승이었습니다. 3관왕(상금왕·다승왕·올해의선수 대상)도 했고, 동아스포츠대상을 비롯해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골프선수 김하늘의 이름이 확실히 기억될 수 있는 한 해였습니다.

● 사회 =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르셨습니다. 최고라는 자리는 단순히 상을 받는 기쁨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 최고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최고를 꿈꾸는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이동국 =
전 아직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현역 유니폼을 입고 땀을 흘리는 동안은 계속 발전의 여지와 꿈이 있죠. 제게 좌우명이 있다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 입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프로의 태도가 아닐까요. 팬들에게도 너무 감사합니다. 특히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저를 팬들이 최고의 선수로 뽑아주신 것도 있었고…. 그동안 안티팬들도 참 많았는데, 정말 그 상을 받으니까 너무 의외였어요.


▲ 김정은 =
저도 아직까지 제가 최고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아직도 최고를 향해 나아가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기는 힘들 것 같아요. 다만 제 나이에 비해 얻은 게 굉장히 많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아요. 잘 하는 만큼 부담이나 책임감도 많이 따르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 여오현 = 개인적으로 저도 최고는 아닌데, 다만 배구를 하면서 대표팀이든 팀에서든 항상 쉬지 않고 꾸준히 뛰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최고는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로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 윤석민 =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구속이 너무 느려서 2루수로 전향했던 적이 있어요. 어떻게든 대학에만 가자는 마음으로 운동했어요.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니까 점차 구속도 빨라졌고 프로에도 올 수 있었지요. 처음 프로에서도 ‘1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이었으니까요.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하늘 = 최고의 자리까지 오기도 힘들지만, 지키는 게 더 힘들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도 여기까지 오는 데 12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2년 7개월 동안 우승이 없어 혼자 운 적도 많았고,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잘 견뎌낸 것 같아요. 한 가지 중요한 건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언젠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늘 노력했어요. 최고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이 아니라 열 번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김사니 = 제가 마지막을 장식하네요. 최고란 자리는 지켜내야 할 게 많은 자리이다 보니 항상 최선을 다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1등만이 살길입니다.

● 사회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여기 문태종 선수가 계신데, 한국 국적을 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첫 해를 보낸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한국에서 뛰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솔직히 말씀해주시고요.


▲ 문태종 = 한국에서 국가를 대표해서 뛴 것이 매우 기쁘고 친지들 앞에서 농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좀 더 젊었을 때 오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되기도 합니다. 어려운 점은 특별히 없었고 저를 대해 주시는 모든 분들이 환영해주시고 많이 챙겨 주셔서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 사회 = 문 선수는 혹시 여기 계신 수상자 중에서 잘 아는 선수가 있나요?


▲ 문태종 =
김정은 선수가 TV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농구를 알고 하는 타짜 선수인 것 같아요. 센스 있는 플레이가 참 보기 좋았습니다.

● 사회 = 화제를 한번 바꿔 볼께요. 그럼 여기 계신 분들 중 자신의 종목을 했으면 잘 했을 것 같은 선수를 한명씩만 뽑아주세요.


▲ 김정은 = 남자배구 여오현 선수요. 오빠는 도하아시안게임 때 같이 출전했던 했던 기억이 나는데, 수비를 해서 동료들이 잘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포지션인 것 같더라고요. 저도 배구를 가끔 보는데 키는 작지만 허슬 플레이도 좋고 영리하게 경기하시는 듯 했어요. 배구는 잘 모르겠지만, 농구에서 가드 하셨으면 잘 하셨을 것 같아요.


▲ 여오현 = 쑥스럽네요. 좋은 말씀 감사해요. 전 윤석민 선수가 배구를 하면 잘 했을 것 같아요. 투수는 제구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배구를 했어도 잘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김사니 = 전 이동국 선수예요. 배구가 손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이지만 발이 먼저 가는 것이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을 잘 쓰는 이동국 선수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멋진 외모로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실 것 같습니다.


▲ 김경태 = 이동국 선수는 골프를 해도 잘할 것 같아요. 몸도 좋고, 비거리가 많이 나갈 것 같네요.


▲ 이동국 = 하하,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러고 보니 여기 계신 분들 중 저만 발로 하는 종목이네요. 전 한분 선수를 꼭 짚어 말하면 다른 분이 서운해하실까봐 침묵하겠습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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