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레프스나이더(22). 뉴욕 양키스 홍보팀 제공
뉴욕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27회)이 말해주듯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최고의 명문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구단으로 통한다. 이는 많은 빅리거들이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싶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은퇴)도, 일본의 야구영웅 스즈키 이치로(40·양키스)도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류현진(26·LA 다저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일(한국시간) 비록 패전을 기록했지만 양키스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양키스타디움은 야구 선수로 꼭 한 번쯤은 서보고 싶었던 무대”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최고의 야구팀으로 평가받는 양키스에 두 명의 한국계 미국인 선수가 팀의 내일을 이끌 주역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로버트 레프스나이더(22)와 대니 오(24·한국명 오세윤)이 바로 그들이다.
로버트 레프스나이더(오른쪽). 뉴욕 양키스 홍보팀 제공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 때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레프스나이더는 지난해 전미대학야구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0.476로 맹활약하며 소속팀인 애리조나 대학을 26년 만에 정상에 올려 놓는데 크게 기여했다. 대회 최우수 선수도 그의 몫이었다.
레프스나이더는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다. 당시 그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명문 양키스 구단에 지명된 것도 행복한데 대학야구 월드시리즈마저 우승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지난 해 뉴욕 양키스 산하 싱글 A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레프스나이더는 나무 방망이에 적응하느라 타율 0.241로 부진했지만 올 해는 싱글 A에서 타율 0.370을 기록한 후 하이 싱글 A로 승격해 21일 현재 타율 0.297를 기록하고 있다.
대학시절 외야수였던 레프스나이더는 프로진출 후 2루수로 변신해 장차 로빈슨 카노(31·양키스)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비범위가 넓고 타격과 주루능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니 오(오른쪽). 뉴욕 양키스 홍보팀 제공
외야수인 대니 오 또한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27라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다. 올 해 마이너리그 싱글 A에서 뛰고 있는 그는 21일 현재 타율 0.316를 기록하며 조만간 하이 싱글 A 승격을 앞두고 있다.
한국인 부모를 두고 있는 대니 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지난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학업을 위해 대학을 선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출신인 그는 지난 해 대학야구리그에서 타율 0.344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좌투좌타인 대니 오는 아마추어 시절 좌익수와 우익수를 번갈아 맡았으며 타격시 공을 맞추는 능력이 좋고 강한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송구 능력과 함께 주루 능력 또한 일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가 빅리그에 진출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지금의 성장세라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성지’ 양키스타디움에서 류현진과 투타 맞대결을 보는 것도 결코 허황된 꿈만은 아닐듯 하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