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BIFF] 런던아시아영화제, 亞 영화·감독·배우 교류의 장으로

입력 2018-10-05 1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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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아시아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개막작 ‘암수살인’ 등 올해 초청작과 주요 행사를 공개했다. 배우 김윤석과 한지민, 김다미 등이 런던아시아영화제를 찾아 현지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해운대(부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런던아시아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개막작 ‘암수살인’ 등 올해 초청작과 주요 행사를 공개했다. 배우 김윤석과 한지민, 김다미 등이 런던아시아영화제를 찾아 현지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해운대(부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한국영화와 배우 그리고 감독을 세계에 소개하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에 한국영화를 포함한 아시아영화를 소개하는 런던아시아영화제도 그중 하나다.

예년보다 내실을 단단히 다진 제3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리프)가 25일부터 11월4일까지 런던에서 진행된다. 이를 통해 13개국에서 초청된 아시아영화 60여편이 유럽에 소개된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단지 영화를 즐기는 축제에 머물지 않고 그 이상을 지향한다. 한국영화를 유럽에 알리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유럽 영화인과 한국감독 및 배우들의 협업 기회를 마련하는 교류의 장으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회는 5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메르씨엘에서 올해 영화제 초청작과 방향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영화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를 돌아보고 우리 미래를 함께 고민하면서 대화하는 공간, 젊은 아시아 감독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발판,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널리 확대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10월25일 개막하는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윤석 주연의 영화 ‘암수살인’. 사진제공|런던아시아영화제

10월25일 개막하는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윤석 주연의 영화 ‘암수살인’. 사진제공|런던아시아영화제


● 김윤석, 개막작 주연이자 ‘배우전’ 주인공

올해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작은 김윤석·주지훈 주연의 ‘암수살인’이다. 잊혀지거나 가려진 범죄 피해에 대한 환기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는 3일 국내서 먼저 개봉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영국 영화산업의 심장으로 통하는 레스트 스퀘어의 극장에서 유럽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개막작의 주인공인 김윤석은 런던아시아영화제 개막에 맞춰 연출자인 김태균 감독과 함께 런던을 직접 찾는다. 그는 올해 영화제가 마련한 특별전인 ‘배우전’의 주인공으로도 확정됐다. 이를 통해 ‘암수살인’부터 ‘1987’,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까지 자신의 최근 대표작을 유럽 관객에 일제히 소개한다. 관객과 대화하는 스페셜 토크에도 나선다.

영화제 공식부문인 ‘리프 셀렉션’을 통해서는 이준익 감독의 ‘변산’과 대만의 샤오 야 췐 감독의 ‘파더 투 선’,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예조 산책하는 침략자’, 홍콩의 배우 저우룬파가 주연한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등 12편이 소개된다.

아시아영화에 담긴 여성에 주목하는 ‘여자 이야기’ 부문도 핵심 섹션이다. 올해는 7개국에서 초청된 7편이 소개되는 가운데 한국영화로는 이지원 감독이 연출하고 한지민이 주연한 ‘미쓰백’이 초청됐다. 한지민 역시 직접 런던을 찾아 유럽 관객에 영화를 소개한다.

연출작이 3편 이하인 신인감독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부문에는 대만, 홍콩 등 6명의 감독의 작품이 올랐다. 이 가운데 한국영화와 감독은 ‘유리정원’의 신수원, ‘이월’의 김중현 감독이다.

사실 경쟁부문은 런던아시아영화제가 특히 주력하는 섹션이다. 재능 있는 아시아 신인감독을 발굴해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심사위원 선정에도 공을 들인다. 올해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인 엘레나 폴라치, 베를린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안스카 포크트, 영국의 영화평론가 팀 로비가 심사를 맡는다.

10월25일 개막하는 런던아시아영화제 ‘여자 이야기’ 섹션에서 소개되는 한지민 주연의 영화 ‘미쓰백’. 사진제공|런던아시아영화제

10월25일 개막하는 런던아시아영화제 ‘여자 이야기’ 섹션에서 소개되는 한지민 주연의 영화 ‘미쓰백’. 사진제공|런던아시아영화제


●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유일한 亞 영화제

런던아시아영화제는 2015년 ‘0회’로 시작해 올해까지 매년 10월 말 진행되고 있다. 2006년 영국에서 출발한 런던한국영화제가 그 모태다. 10년간 런던한국영화제를 이끌어온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영화의 범위를 아시아로 확대해 4년째 영화제를 꾸리고 있다.

특히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영국의 영화협회펀드(BFI Lottery Fund)의 지원을 받는 유일한 아시아영화제로도 주목받는다. 영국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영화제는 BFI영화제와 에든버러 국제영화제, 셰필드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런던아시아영화제의 위치가 가늠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처음 영국 정부의 지원이 이뤄진 데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지원금을 확보했다”며 “영국 내 대만과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지원도 받는 등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의 지원 아래 올해 런던아시아영화제는 런던을 포함해 옥스퍼드, 캠브리지, 셰필드 등 5개 도시에서 동시에 영화 상영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올해 초청된 한국영화 15편을 포함한 60여편의 아시아영화가 영국 전역에 소개되는 기회를 갖는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4년간 평균 객석 점유율 80%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에서 영화제를 향한 높은 관심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덕분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과 영화인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올해 기획된 ‘10년 시리즈’도 그중 하나. 아시아의 거장 감독들이 각 나라의 10년 후 모습을 영화로 담아내는 기획이다. 이를 통해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제작한 ‘10년: 일본’을 비롯해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은 ‘10년: 태국’, 대만의 미래를 담은 ‘10년: 대만’이 소개된다.

다큐멘터리 부문도 신설했다. 초청작인 ‘그날, 바다’는 영국 최초의 다큐멘터리 전용 상영관인 버사 도크하우스에서 상영된다.

이와 함께 감독과 배우를 시상하는 ‘리프 어워드’도 올해 신설된 부문이다. 심사위원과 집행위원회의 심사 아래 베스트 배우상은 김윤석과 한지민에 각각 돌아갔고, 영화 ‘마녀’의 김다미는 라이징 스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해운대(부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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