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스타들의뉴헤어스타일,‘꽁지머리질끈…당당함을묶다’

입력 2008-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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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배우 이서진과 인터뷰를 할 때였다. 이서진은 약간 긴 머리카락을 뒤로 질끈 동여 맨 ‘꽁지머리’를 하고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꽁지머리가 요즘 연예계에서 유행은 유행인 모양이다. 화제는 자연스레 꽁지머리의 장단점으로 이어졌다. 이서진은 “처치 곤란한 긴 머리를 묶었더니 그조차 멋으로 봐줘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단점은? 정작 ‘예쁘게’ 봐줘야 할 “그 분”, 바로 이서진의 연인 김정은이 꽁지머리를 반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러면서 왜 볼 때마다 손수 머리를 묶어주는지는 모르겠다”며 슬그머니 애정을 과시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 남자스타들의 꽁지머리 러시 꽁지머리를 한 남자 스타는 이서진 뿐만 아니다. 지난해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건재함을 과시한 배용준, 영화 ‘스피드 레이서’로 미국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배우 겸 가수 비(정지훈)까지 공식 석상에 머리를 질끈 묶고 나타났다. 꽁지머리는 지긋한 중년의 스타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수 나훈아가 그 주인공. 나훈아는 올 초 큰 화제를 낳았던 기자회견에서 백발과 흑발이 뒤섞인 꽁지머리를 하고 등장, 변치 않은 야성미와 함께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 그들은 왜 머리를 묶은 걸까 이들에게 꽁지머리는 멋이기에 앞서 사실 ‘일의 연장’이었다. ‘이산’의 이서진이나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은 사극이란 장르의 특성상 머리를 길러야 했다. 남자 스타에게 꽁지머리는 또한 ‘준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새 작품에서 맡게 될 캐릭터에 따라 머리 스타일의 변화를 자유롭게 주기 위해선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장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 비와 나아가 복귀를 준비 중인 가수 나훈아가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비 배용준 나훈아 동여매고 파격 등장 단순한 멋내기? 고무줄로 묶은 단호함 여심이 녹아든다 ○ 반응 좋은데? 꽁지머리 대세 꽁지머리를 바라보는 연예계 내부의 시각은 어떨까. 팬들의 거센 반감만 없다면, 꽁지머리는 비일비재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견해다. 배우 이정재의 매니저 김기훈 씨는 “새로운 작품을 준비함에 앞서 머리카락을 기르는 게 보편적인데 공개적인 석상에서 어찌해야할지 처치 곤란했던 게 사실”이라며 “연예인, 콕 집어 배우의 경우 꽁지머리의 유행 조짐은 환영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단정하되 멋스럽다는 꽁지머리의 대외적 인상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팬들의 반발이 크지 않다면 꽁지머리는 향후 남자 스타들의 유행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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