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양파’이혜인우승문턱미끄럼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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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우승의 꿈을 키웠던 이혜인(23·푸마골프·사진)이 쿼드러플보기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혜인은 14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장(파72·635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BC카드클래식(총상금 4억원) 2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프로라고는 믿기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며 통한의 쿼드러플보기를 기록했다. 티샷으로 OB를 낸 후 다급해진 이혜인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후 벙커에 빠지고(4타), 그린을 넘겨(5타) 짧은 어프로치로 온 그린(6타)에 성공했지만 2퍼트로 마무리해 한꺼번에 4타를 잃었다. 일명 ‘더블파’ 또는 ‘양파’라고도 불리는 쿼드러플보기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최악의 상황이다. 열심히 줄여 놓았던 타수를 한꺼번에 까먹는 것은 물론 경기 자체에도 찬물을 끼얹어 플레이의 리듬을 깨뜨린다. 하물며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떨까. 이혜인 역시 18번 홀에서 한꺼번에 4타를 잃어 선두와 6타차로 미끄러져 우승의 꿈이 멀어졌다. 아마추어 세계에서 “핸디캡은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모처럼 잘 맞아 베스트 스코어가 기대되던 골퍼가 후반으로 갈수록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타수를 까먹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개는 보기 플레이어 정도의 골퍼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이혜인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프로가 된 이상 누구나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프로라면 좀더 침착한 플레이를 했어야 했다. 그것도 첫 우승의 꿈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에서 이혜인의 18번 홀 플레이는 아쉬움을 남겼다. 위기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쳐야 우승권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신지애(20·하이마트)는 지난 4월 일본에서 벌어진 요코하마-PRGR레이디스컵 경기에서 동타로 선두를 달리다 16번 홀에서 티샷한 볼이 OB가 되면서 요코미네 사쿠라에게 우승컵을 내주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신지애의 저력은 그때부터 빛났다. 위기 이후에 더욱 침착해진 신지애는 남은 두 홀을 파로 마무리했고, 앞서가던 요코미네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연장을 허용했다. 결국 우승은 신지애에게 돌아갔다. 이혜인은 키 177cm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비록 통한의 쿼드러플보기로 우승의 꿈에서는 멀어졌지만 쓰라린 경험이 톱 프로가 되기 위한 성장통이 되길 기대한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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