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승엽“불방망이감잡았다”

입력 2008-09-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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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잘 해야 안타려니 생각하고 1루 커버를 들어갔다. 그러나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쭉쭉 뻗어 나갔고 마침내 펜스를 넘어갔다. 이승엽(32·요미우리)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는 타구였다. ‘홈런으로 말하는’ 이승엽이 국내 팬들에게 또 한번 ‘한가위 홈런 선물’을 선사했다. 10일만에 1군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은 추석인 14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홈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 0-0으로 맞선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사토 요시노리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복귀 자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일제히 ‘올림픽 금메달포가 재현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닛칸스포츠는 ‘요시노리는 처음에 안타인 줄 알고 1루 커버를 들어갔다’며 이승엽의 타구에 그만큼 힘이 있었음을 주목했다.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잇달아 천금같은 홈런포를 쏘아 올렸던 그 실력 그대로였다. 일본 정규시즌에서 7월 27일 야쿠르트전 이후 49일만에 다시 뿜어낸 시즌 2호 대포. 베이징올림픽 직후 1군에 합류했다가 4일 2군행을 통보받은 이승엽은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약속(?)대로 이날 오전 발표된 엔트리 변경에서 투수 애드리안 번사이드를 대신해 열흘만에 1군에 복귀했고, 첫 타석에서 결승 솔로 아치를 그리며 야심차게 재팬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소속팀에 큰 힘을 보탰다. 이승엽은 “나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2년 연속 풍성한 한가위 선물로 국내 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이승엽은 지난해에도 추석 연휴 첫날이었던 9월 24일 주니치전에서 시즌 28호 대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이틀만인 26일 같은 팀과의 경기에선 역전 발판을 놓는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14일 야쿠르트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은 15일 요코하마와의 원정경기에서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 3타수 무안타에 몸에 맞는볼 1개, 1득점을 마크했다. 시즌 타율 0.198. 센트럴리그 2위를 마크하고 있는 요미우리는 요코하마전에서 6-4로 승리하며 1위 한신과 4게임차를 유지, 막판 대역전극의 희망을 이어갔다. 요미우리는 19일부터 도쿄돔에서 한신과 운명의 주말 3연전을 펼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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