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역전의명수라불러다오”

입력 2008-09-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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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21)이 다시 한번 ‘소년 장사’다운 힘을 발휘했다. 팀에 귀중한 역전승을 선물하는 한편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16일 잠실 두산전이 그 무대였다. 최정은 1-2로 한 점 뒤진 7회초 2사 2·3루에서 두산 바뀐 투수 임태훈의 3구째 직구(143km)를 걷어올려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승부를 일거에 뒤집는 비거리 115m짜리 역전 3점포. 최정이 4일 문학 히어로즈전에서 때려냈던 시즌 9호 홈런도 역전 2점포였다. 12일 만에 또다시 큰 것 한 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SK 쪽으로 돌려놓은 셈. 최정의 시원한 아치와 함께 SK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8’에서 ‘6’으로 줄었다. 최정 자신에게도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2006년 12개, 2007년 16개에 이어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명맥을 유지하는 기분 좋은 아치였기 때문이다. 사실 올해는 홈런보다 타율에 신경 쓰겠다고 마음먹었던 그였다. 그래서 초반부터 짧게 끊어치는 데 집중했다. 덕분에 타율은 3할을 웃돌았지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한 건 시즌이 시작한지 두 달여가 흐른 6월1일 대구 삼성전이었다. 그래도 한번 터지기 시작한 대포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남들보다 출발이 늦은데다 도중에 발목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어도 목표는 어느새 이렇게 가까워져 있었다. “3루수로서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좋은 3루수’로 인정받기 위해 꼭 홈런 10개를 채웠으면 좋겠다”던 최정이 바라는 것을 그대로 이룬 셈이다. 최정은 또 이날 3안타를 몰아쳤다.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5푼 이상 높은 타율을 보이고 있는 최정 다웠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은 충분한 휴식으로 달랬고, 후반기 첫 경기부터 2루타를 신고하면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간 덕분이다. SK가 2위 두산과 3위 롯데의 거센 상승세에도 끄떡 없이 넉넉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최정의 활약도 한몫 했다. 이런 기세라면 최정이 공-수-주-를 모두 갖춘 국가대표 3루수 후보로 떠오를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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