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엄마가뿔났다’…3대인기비결

입력 2008-09-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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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식명대사’에필꽂혔다,“자식은십자가”등중년의속내화제
“계속 연장할 방법은 없을까요?”, “마지막회라니, 주말극 이젠 뭘 봐야 할까요?”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KBS 2TV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가 28일 66회 최종회로 8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마쳤다. 2월2일 첫 방송에서 27일 방송한 65회까지 평균 시청률은 27.7%.(TNS미디어코리아 기준). 초반 20%대에서 중반 30%대를 넘나들더니 21일에는 42.7%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그 성공 포인트는 무엇일까? 1. 세대를 아우르는 현실 반영 ‘엄뿔’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하지만 전면에 드러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드라마가 꾸준히 짚어온 ‘중견의 반란’과 ‘재혼가정 문제’가 그것이다. ‘한자(김혜자)의 가출’, ‘충복(이순재)의 로맨스’, ‘진규(김용건)의 쿠데타’ 등 3색 이야기를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며 담담하게 풀어냈다. 중년 주부의 자아상실, 노년의 성, 아버지의 자아찾기는 각 계층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시청층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영수(신은경)와 종원(류진)의 딸 소라(조수민)의 갈등을 다룬 재혼가정 문제에서는 아빠의 재혼과 새엄마, 엄마의 재혼과 새아빠라는 가족코드를, 부모의 이혼으로 큰 상처를 받는 초등학생 소라의 관점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2. 사람냄새 나는 명대사 퍼레이드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김수현 작가의 릴레이 명대사들은 이번에도 인기를 모았다. 특히 극중 한자가 내뱉은 대사들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늙어가는 부모님에 대한 연민이 없는 자식은 부모를 쓸쓸하게 만든다”, “찌들어 살다 보면 한때 좋았던 게 원수 같단 말이야” 등은 인생의 회한이 짙게 느껴지는 대사들이다. 가족들에 대한 독설에 가까운 대사도 만만치 않았다. “자식이 나 죽는 날까지 얼마나 무거운 십자가인지 알 날이 있을 거다”, “시어머니한테 차리는 예의, 왜 나한테는 안 차려도 된다고 생각해? 다 늙은 노인네, 딸년들 밥이야?” 등은 어머니와 아내, 며느리로서 갇혀 살아야 했던 한 여인의 목소리 그대로다. 3. 주조연의 완벽 하모니 ‘엄뿔’은 연기력 논란이나 ‘미스 캐스팅’ 없는 드라마로도 손꼽힌다. 강부자, 김혜자, 김나운, 이유리 외에도 초등학생 소라 역을 맡은 아홉살 조수민부터 ‘미세스 문’으로만 불린 조연 김희령까지 모두 역할을 200% 해냈다. 또 기태영도 ‘엄친아’(외모, 학벌, 집안 등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엄마친구 아들’의 뜻을 지닌 속어) 반열에 올랐다. 강부자의 딸로 등장한 김지유도 비교적 적은 분량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끄는 인물로 떠올랐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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