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꿈꿀 수 있었던 롯데의 ′가을의 꿈′이 환상으로 끝났다.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삼성에게 헌납한 뒤 3차전마저 6-4로 내주며 3경기만에 ′가을잔치′를 마감했다. 롯데가 빠르게 가을잔치를 접게 된데는 든든하게 생각했던 원투 펀치가 무너진 것이 가장 크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삼성보다 중간 계투가 약한 롯데는 선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지난 4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손민한조차도 ″경기 초반 기세를 잡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며 삼성의 불펜을 인정했을 정도였다.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선발은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제리 로이스터가 큰 신뢰를 보내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낙점한 송승준은 2⅔이닝 동안 7피안타로 6실점하면서 무너졌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도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차전 선발로 나선 손민한은 팬들의 큰 기대를 업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4⅔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로 2실점하며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팀의 원투펀치가 무너져 2연패를 당한 부담은 3선발의 장원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장원준은 3차전에서 시즌 때와 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4이닝 3피안타 2실점하며 버텨내지 못했다. 중심타선도 문제였다.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서는 롯데의 강타선이 힘을 발휘해줘야 했지만 믿었던 3,4,5,6번 타순은 잠잠했다. 특히, 조성환은 3차전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하기 전까지 9타수 무안타에 그쳐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손발도 맞지 않았다. 5번타순에 배치됐던 가르시아는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로 활약했지만 뒤에서 강민호가 3타수 무안타로 받쳐주지 못해 빛을 보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강민호가 4타수 2안타로 살아난 듯 했으나 1차전에서 잘 해 준 손광민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차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3차전에서는 3,4번에 배치된 조성환이 5타수 2안타로, 이대호가 4타수 2안타로 살아난다 했더니 가르시아가 4타수 무안타의 빈공에 시달리며 맥을 끊었고, 강민호도 동점 적시타를 쳤지만 그 이후 좀처럼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고 기회를 날렸다. 경험이 부족했던 탓일까. 아니면 너무 오랜만에 맞은 잔치에 들떴던 탓일까. 롯데는 올 시즌 동안의 모습을 포스트시즌에서 보이지 못했고, 로이스터 매직도 4강 진출에 그쳤다. 8년만에 맞은 롯데의 가을잔치는 3경기만에 아쉽게 끝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