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천금포,스무살킬러김현수가돌아왔다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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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2깬한방…“타격3관왕부활신고합니다”
두산 김현수(20)는 어린 시절 홈런타자를 꿈꿨다. 이승엽이나 김동주 같은 대선배들이 커다란 아치를 그리는 장면을 직접 지켜봤고, ‘나도 저렇게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었다. 올해 타율 0.357로 최연소 타격왕에 올랐지만 100% 만족할 수 없던 이유도 홈런이 9개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는 매년 조금씩 홈런 갯수를 늘려가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김현수가 때려낸 홈런들은 대부분 값졌다. 4점차로 지고 있던 팀에 추격의 희망을 안기는 3점포이기도 했고, 2위 다툼을 벌이던 상대팀을 멀찌감치 떨어뜨리는 쐐기포이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의 가장 값진 홈런이 21일 대구구장에서 나왔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 2-2로 맞선 3회. 무사 1루 기회가 더블플레이로 무산되면서 두산의 열기도 식어버린 상황이었다. 이 때 김현수가 삼성 선발 배영수의 2구째 포크볼(129km)을 힘껏 잡아당겼다. 힘차게 쭉쭉 뻗어 대구구장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타구. 2-2 균형을 깨는 천금같은 결승홈런이었다. 김현수는 “2사 후라서 강하게 치려고 했는데 마침 높은 공이 와서 홈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뿐만 아니다. 첫 3타석에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면서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나갈 때마다 홈을 밟은 셈이다. 첫 두 경기에서 침묵하면서 제 몫을 못한 데다 3차전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모두 삼성 유격수 박진만의 시프트에 걸리면서 참담한 기분을 맛봤던 김현수였다. 그래서 그에게도, 두산에게도 더 기분 좋은 안타행진이었다. 김현수는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오늘에서야 좀 잘 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박진만의 수비를)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다. 되도록 강한 타구를 날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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