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MVP욕심버리니한발가까이

입력 2008-10-2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차전9회말병살타“나도모르게욕심…마음비워”타율0.520·철벽수비등활약
연장 14회로 펼쳐진 17일 잠실구장 플레이오프 2차전이 결국 삼성 승리로 끝난 뒤. 구리시에 있는 집에 들어가 잠자리에 누운 두산 이종욱은 아쉬운 마음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9회말 1사 1·2루, 끝내기 찬스에서 병살타를 때린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1차전 7회 공격 때 3루에 있다가 김동주의 플라이를 잡는 삼성 우익수 최형우의 포구 동작이 나쁘자 과감히 홈에 대시, 결승점을 뽑는 등 플레이오프 들어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고 있던 그에게 2차전의 결정적인 병살타는 그야말로 ‘옥에 티’였다. 이틀 뒤 3차전을 앞두고 만났을 때 그는 “이번 시리즈 들어 타격감이 너무 좋았다. 그 때문에 나도 모르게 MVP에 너무 욕심을 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병살타 아쉬움은 이제 잊었다. MVP에 대한 욕심도 버렸다”고 했다. ‘욕심을 버렸다’는 표현 그대로, 마음을 다스린 뒤 그는 다시 일어났다. 3·4차전 내리 3안타를 몰아친 이종욱은 플레이오프 승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5차전에서도 2안타를 때려내며 톱타자로서 맹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6-4로 쫓긴 7회 2사 만루에서 진갑용의 짧은 플라이를 멋진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5차전 데일리 MVP까지 차지했다. 만약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 이종욱의 이 호수비 하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두산 입장에선 무척 값진 수비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톱타자’의 명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는 이종욱은 이번 시리즈에서 타율 0.520의 가공할 화력에 그물수비 실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5차전까지만 놓고 본다면 이번 플레이오프 MVP는 이종욱의 몫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1타수 6안타, 타율 0.545로 MVP를 차지했던 이종욱으로선 ‘플레이오프 MVP 2연패’에 바짝 다가선 셈. 욕심을 버린 게 되레 더 큰 힘이 돼 또 다른 값진 열매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이종욱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