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설움떨친배기종,“주전경쟁,자신있다”

입력 2008-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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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주전이다. 경쟁 자신있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수줍음이 묻어났지만 자신감은 숨길 수 없었다. 차범근 감독의 ´믿을 맨´으로 거듭난 수원삼성의 공격수 배기종(25)이 앞으로 다가올 주전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기종은 22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드래곤즈와의 삼성하우젠컵2008 결승전에 선발출장, 전반 1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고 후반 33분 에두의 골까지 돕는 대활약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배기종의 특급활약으로 수원은 지난 2005년 풀리그로 치러진 컵대회 우승 이후 3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탈환하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2007년 대전시티즌에서 수원삼성으로 이적한 배기종은 사실 올해 후반기 K-리그전까지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프로 첫 시즌이던 지난 2006년 프로지명을 받은 81명에 포함되지 못한 채 연습생 신분으로 대전에 입단한 배기종은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K-리그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배기종은 시즌 중 전남과의 이적 사전접촉 의혹으로 임의탈퇴 선수가 됐고,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렸다가 수원으로 이적하게 됐다. 수원 이적 후 배기종은 부상에 시달리며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따리를 싸 2군팀으로 향해야 했다. 그는 2군으로 내려간 뒤 이를 악물고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지만, 차 감독의 부름은 요원했고 부상도 그의 발목을 놔주지 않았다. 게다가 올 시즌 1군이 전반기 K-리그에서 18경기 연속무패(15승3무)를 달리는 동안 2군은 연패를 거듭하며 중부리그 최하위권을 맴돌아 마음고생은 더욱 심해졌다. 컵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배기종은 ″다른 팀에서 이적을 하게 되면 이전보다 더 잘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 올해 중반까지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2군에서 코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기회를) 기다렸다. 2군에서 성적도 좋지 못해 서럽기도 했다.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속상했던 것 같다″고 차분히 답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2군 생활에도 그는 묵묵히 차 감독의 호출을 기다렸고, 주전들이 속속 부상으로 이탈하며 생긴 빈 자리에 입성하게 됐다. 기회를 잡은 배기종의 컨디션은 수원 선수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지만, 골은 마음처럼 쉽게 터지지 않았고 그는 점점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 스타일이 득점하는 선수를 선호한다″고 밝힌 배기종은 ″몸은 좋은데 득점을 못해 ´다음 경기에는 어떻게 되려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당시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배기종 본인의 걱정과는 달리, 차 감독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던 그를 믿고 후반기 리그와 컵대회에서 선발기회를 부여했다. 결국 배기종은 수원에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였던 컵대회 결승전에서 자신의 기량을 폭발시키며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승리는 배기종에게 큰 자신감으로 돌아왔다. 신영록, 하태균 등 주전 공격수들이 속속 복귀할 예정이지만, 그는 쾌조의 컨디션으로 주전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골에 대한 부담이 많았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그간의 걱정이 많이 풀어졌다″는 배기종은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은 전반기에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감독님 말씀대로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길고 긴 2군 생활을 거쳐 주전 명단의 한 자리를 차지한 배기종이 피말리는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아 앞으로 남은 K-리그에서도 활약을 이어가 수원의 우승을 다시 도울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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