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연속PO MVP이종욱,적시타·수비·도루까지‘펄펄’

입력 2008-10-2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원한가을영웅‘알아서척척’감동플레이빛났다
2-1, 1점차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던 두산의 4회말 공격. 1사 1·2루에서 타석에 선 톱타자 이종욱은 삼성 세 번째 투수 정현욱에게 1타점 좌전적시타를 터뜨린 뒤 베이스를 밟고 포효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그의 표정은 ‘이 세상 모두 내 것이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고, 플레이오프 MVP에 대한 확신이 묻어났다. ‘국가대표 1번 타자’ 두산 이종욱(28)이 지난해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MVP에 이어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도 MVP에 선정되며 ‘PO의 사나이’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1회 선취결승득점의 주인공인 그는 4회말 소중한 추가점을 직접 생산했고, 4-2 상황에서 맞은 8회말 1사 1·3루에서는 1루 쪽으로 흐르는 감각적인 번트로 쐐기 점수까지 뽑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종욱을 위한 2008 플레이오프’를 확인시켰다. 1차전부터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7회말 공격 때 3루에 있다가 김동주의 플라이를 잡은 삼성 우익수 최형우의 포구 동작이 나쁘자 과감히 홈에 대시, 결승점을 뽑으며 힘차게 시리즈를 시작한 그는 3·4차전 내리 3안타를 몰아치기도 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승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었던 5차전, 6-4로 쫓긴 7회말 2사 만루에서는 진갑용의 짧은 플라이를 멋진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5차전 데일리 MVP까지 차지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오르기까지 첫 시작과 중간, 마지막을 모두 그의 손에서 만들어냈다. 시리즈를 앞두고 “감이 너무 좋다. MVP가 욕심난다”고 의욕을 불사르다 연장 14회 역전패로 끝난 2차전 9회말 끝내기 찬스에서 병살타를 치기도 했던 그는 다음 날부터 MVP 욕심을 버린 뒤 다시 살아났다. 2년 연속 MVP에 선정된 뒤 차분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기쁘긴 하지만 흥분하지 않겠다. 아직까지 한국시리즈가 남아있다. 어쩌면 이제부터가 다시 시작이다”고 지난해 풀지 못했던 첫 챔피언 반지에 대한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 2년 연속 진출한 두산, 그 중심에는 한 때 방출의 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선 ‘오뚝이’ 이종욱이 버티고 있다. ‘감동을 주는 사나이’ 이종욱의 성공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