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맡는팀마다PO진출‘미다스손’길릭단장

입력 2008-10-3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980년 이후 2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의 수훈갑은 에이스 콜 해멀스를 비롯해 주포 라이언 하워드, 감독 찰리 매뉴얼 등 수없이 많다. 하지만 팻 길릭 단장도 빼놓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 기자들은 흔히 팻 길릭을 ‘베이스볼의 아키텍트(Architect)’로 부른다. 그럴 만도 한 게 길릭은 가는 팀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미다스의 손’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단장의 야구다. 올 해 71세의 길릭은 토론토를 메이저리그 신생팀으로는 뉴욕 메츠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어 9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옮긴 뒤 각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2006년부터 필리스의 선수단 총괄을 맡아 결국 2008년 꿈의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필라델피아 시에 안겼다. 단장이 팀을 바꿔 월드시리즈 정상에 두 번 오르기는 쉽지 않다. 길릭의 선수단 관리는 매우 심플하다. 상대편의 얘기를 듣는 게 우선이다. 절대로 자기중심이 아니다. 이것은 자칫 잘못했다간 ‘사람 좋으면 꼴찌’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길릭은 프리에이전트 계약 때 직접 면담한다. 선수가 감동을 받을 정도로 불원천리 마다하지 않는다. 게다가 선수를 보는 눈이 남다르다. 물론 단장으로서 판단력도 뛰어나다. 올 월드시리즈 엔트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결승 2점홈런을 때린 40세의 베테랑 맷 스테어스를 포스트시즌 엔트리 마감 전에 확보했다. 불펜의 좌완 JC코메로와 올 해 퍼펙트 마무리 투수가 된 브랜드 릿지 트레이드는 길릭 단장이 영입한 작품이다. 지난 시즌 초반 찰리 매뉴얼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휘청거렸을 때 해고설이 난무했지만 버팀목이 되어 준 사람이 길릭 단장이었다. 길릭 단장은 올드 스타일이다. 예전 LA 다저스의 폴 디포데스타 단장이나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처럼 컴퓨터에 의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현장 중심이다. 길릭의 나이가 비록 고령이지만 그의 야구 경영스타일은 어떤 팀이든 3년 안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을 수 있는 천재급이다. LA | 문상열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