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식´관리야구´에스며든´자율야구´

입력 2008-11-01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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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이 알아서 할 정도였으니 내가 할 일이 없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일궈낸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66)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앞두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그는 "지난 해는 내가 앞에서 끌어갔다면 올해는 선수들이 알아서 잘 이끌어 간다. 이것이 SK가 지난 해와 달라진 점이다"고 했다. 부임 첫 해인 지난 해가 과도기였다면 올해는 선수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자기 할 일을 찾아 한 것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원동력으로 봤다. 김 감독은 지난 달 31일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한 뒤에도 같은 말을 기자들 앞에서 꺼냈다. "선수들이 아주 열심히 했다"고 승리의 공을 돌린 김 감독은 "이번 시리즈 기간 동안 선수 연습을 지켜본 것은 하루밖에 없었다. 뭐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맡겨 놔도 되는 팀이 됐다. 지난 해보다 올해 더 좋은 팀이 됐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4월20일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독주체제를 이어가며 자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6일부터 시작된 한국시리즈에서 첫 경기를 두산에 내줬지만 내리 4연승을 거두며 2년 연속 한국 프로야구 최강 자리에 올랐다. 익히 알려진 대로 SK 우승의 원동력은 철저한 훈련이다. SK의 훈련량은 다른 팀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하지만 김성근식 훈련은 선수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김 감독은 "5차전 결정적인 위기에서 팀을 건져 낸 조동화, 박재상의 수비는 평상시 연습을 많이 한 결과물이고, 선수들 마음에서 나온 플레이"라고 평가했다. SK 선수들은 올 시즌 철저한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메워 나갔고, 프로야구 최고의 단결력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함께 풀어갔다. 이제 김성근식 야구가 SK에 완전히 뿌리 내렸다. 철저한 ´관리 야구´일 것만 같았던 김성근식 야구에 ´자율´이라는 꽃이 피워지고 있다. 당분간 SK의 기세는 계속 이어질 듯 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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