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김승현은게으르다(?),‘모르는소리’

입력 2008-11-03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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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땡이 잘 피는 선수´, ´꾀를 잘 부리는 선수´, ´노력보다는 천재성을 바탕으로 농구하는 선수´, 김승현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허리부상에서 돌아온 ´매직핸드´ 김승현(30, 대구 오리온스)은 그동안 꾸준한 노력보다는 타고난 재능과 센스로 농구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07~2008시즌 허리 통증으로 인해 김승현은 21경기에만 출장, 경기당 평균 6.57득점, 6.05어시스트로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김승현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코트를 사로잡는 카리스마와 적재적소에 꽂아주는 아름다운 패스, 안정감 있는 템포 조절 능력은 예전의 그것으로 김승현이 왜 ´김승현´인지 잘 보여준 이유였다. 김승현은 지난 2경기에서 평균 12득점,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총 28개의 어시스트는 김승현의 부활을 알린 신호탄이다. 어시스트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김승현의 부활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시즌 전 나름의 필살기를 연마할 정도로 열정을 보인 것. 대구 오리온스의 한 관계자는 "(김)승현이가 시즌 전, 스쿱슛 연습에 매진했다"며 "훈련 시간에 아무도 없는 코트에서 혼자 미친 듯이 스쿱슛만 연습했다. 성공이라도 하면 그렇게 좋아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하승진(23, 전주 KCC)의 KBL 데뷔로 인해 사라진 외국인선수 신장 제한이 김승현을 연습벌레로 만든 것이다. 스쿱슛은 플로터와 훅슛을 섞어놓은 슛으로 스텝과 볼을 던지는 타이밍은 플로터, 손바닥의 방향은 훅슛과 비슷하다. 훅슛보다는 반 템포 정도 빨라 주로 단신 선수들이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 사용하는 슛이다. 김승현은 1일 전주 KCC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이 슛을 2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관계자는 "승현이가 프로에 와서 2가지의 기술을 새롭게 연마했는데 첫 번째는 점프슛이고 두 번째는 이번에 연습한 스쿱슛"이라고 설명했다. 하승진을 비롯해 외국인 장신 선수들이 득실거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게으른 김승현은 아무도 모르게, 그리고 티나지 않게 자신만의 필살기를 연마했다. 게으른 김승현은 사실 정말 성실하고 영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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