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김성근“삼성신사협정파기”

입력 2008-1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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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0시쯤 도쿄돔에 도착, 적응훈련을 실시한 SK 선수단의 화제는 상대인 중국 텐진이 아니었다. ‘히어로즈 좌완 장원삼이 현금 30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했다’는 속보를 접한 SK 선수들은 몸을 풀면서도 술렁거렸다. 어떤 베테랑급 선수는 “히어로즈가 메이저리그로 따지면 피츠버그나 탬파베이 같다. 메이저리그식 경영을 한다면서 못된 것만 배운다”라고 성토했다. 명분이야 어쨌든 히어로즈가 선수를 팔아서 운영비를 대려한다고 SK 선수단은 해석했다. 다만 부자구단 삼성으로 이적해 장원삼 개인적으론 잘 된 일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 대신 삼성에서 히어로즈로 옮긴 박성훈에 대해선 ‘동정’이 일었다. 선수단의 설왕설래와는 별개로 SK 김성근 감독은 격앙된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일단 “30억이라, 대단하다. 이제 용병은 타자로 뽑아도 되겠다. 삼성 가면 장원삼은 15승은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 감독은 삼성 프런트의 신사협정 파기를 맹비난했다. 김 감독은 단장회의를 주도하는 삼성을 겨냥해 작심한 듯 “돈 안 쓴다고 할 땐 언제고 제일 먼저 깼다. 외부 FA를 안 데려오겠다고 선언했다는데 뭐가 다른 거냐? (안 하기로 합의된 해외 마무리 훈련도) 온천여행이라며 하고 있는데 우리도 (고지캠프를) 사우나 여행이라고 하고 가야겠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도쿄돔에서 중국 텐진전을 참관한 신영철 사장 역시 “이미 저질러놓은 트레이드를 원상복구할 순 없겠지만 타 7개구단 사장과 협의해 이사회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이 SK를 견제해 장원삼을 데려왔다’는 세간의 분석에 대해 김 감독과 신 사장은 ‘그런 어이없는 핑계가 어디있냐’는 듯 실소를 내비쳤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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