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 단판 승부. K리그 6강 플레이오프가 막을 올렸다. 반드시 승자를 가려야하는 토너먼트인 만큼 각 팀 벤치는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실제, 울산과 포항이 격돌한 6강 첫 경기는 승부차기로 명암이 엇갈렸다. 하지만 모든 팀이 같은 준비는 할 수 없는 법. 4人4色. 승부차기에 대한 각 사령탑의 대비책을 정리해 봤다.
○‘분석파’ 울산 vs ‘믿음파’ 포항
울산은 비디오 분석과 깜짝 교체카드로 값진 승리를 한 반면, 포항은 파리아스 감독의 ‘믿음론’에서 고배를 들었다. 김정남 울산 감독은 포항전 0-0 승부차기 돌입 직전인 연장 후반 15분, 주전 골키퍼 김영광을 빼고 열 여덟 신예 김승규를 교체 투입했다. 김승규는 2006년 입단해 3시즌 째 울산에 몸담았지만 1군 경기에는 나선 경험이 없었다. 그러나 울산의 선택은 주효했다. 김승규는 포항의 노병준과 김광석의 슈팅을 내리 막아 4(PK)2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는 “포항의 최근 승부차기 장면을 보며 철저히 분석한 게 맞아떨어졌다”고 기뻐했다. 울산은 포항전을 앞두고 이틀 동안 페널티킥 연습과 함께 비디오 분석을 병행했다. 전날, 팀 훈련에서 김승규는 2차례 PK를 막아 K리그 데뷔 찬스를 얻었다. 그러나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승부차기에서 키커 9명의 슛을 3차례 막아, 33%의 방어율을 기록한 신화용을 투입하지 않고, 선발 김지혁을 끝까지 믿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평소대로’ 성남 vs ‘모르쇠’ 전북
승부차기는 전개되지 않았지만 성남과 전북은 각기 다른 대비책을 세웠다. 김학범 감독은 딱히 준비를 하지 않았고, 전북은 나름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김 감독이 승부차기를 준비하지 않은 이유는 먼저 PK를 준비하면 선수들의 심리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반면 전북은 깜짝 투입을 준비했다. 전북 관계자는 “승부차기까지 가면 우리도 김민식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올해 프로에 발을 디딘 김민식(23)도 김승규처럼 올 시즌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김민식도 순발력과 볼 예측 능력이 뛰어나 이번 포스트시즌 중 언제든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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