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고래책갈피]구유속고양이는무얼보았을까?

입력 2008-12-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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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2월 초순이건만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산타클로스’로만 한정하는 편이다. 물론 산타가 건네 줄 선물을 기다리며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은 될 수 있겠지만, 그 대신 크리스마스가 어떤 의미를 간직한 날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이클 포어먼의 그림책 ‘구유 속 고양이는 무얼 보았을까?(Cat in the Manger)’는 고양이 한 마리가 새침한 목소리로 최초의 크리스마스 날 밤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이때 종종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는 글과 그림의 대응은 고양이의 능청스러움을 부각시켜 그림책 읽기의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어느 추운 겨울 밤, 고양이가 자리 잡은 소박한 외양간이 서서히 따뜻해질 무렵이었다. 만삭의 몸을 한 여인과 남자, 그리고 당나귀가 외양간에 들어섰다. 여인은 곧, 산고를 이겨내느라 비명을 지르게 되는데, 고양이는 이 장면에서 말로는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다지만, 누구보다도 여인과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별안간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고양이는 ‘구유에서 굴러 떨어졌다고’ 고백하지만 그림을 보면 고양이가 아기를 위해 슬그머니 자리를 비켜주었음을 알 수 있다. 다소 무관심하고 까칠한 고양이는 고요한 밤에 남자와 여자, 태어난 아기와 함께 지내면서 외양간의 온기만큼이나 따뜻하게 변해 간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쥐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겠다’는 고백으로 회상을 마무리한다. 이 책에는 아기 예수의 이름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섭게 추운 겨울밤, 낡고 초라한 외양간에서 태어난 아기를 통해 춥고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서 사랑을 전하고자 했던 예수의 삶,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갖고 싶은지 물어보기 전에, 다른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은 어떨까? 추운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을지 모르는 우리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TIP! 1. 고양이는 왜 그날 밤 이후로 쥐를 잡지 못하게 되었을까? 2. 이번 크리스마스에 사랑을 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3.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크리스마스까지 아홉 밤(비룡소), 한 겨울 밤의 탄생(바다출판사) 분홍고래모임 김 현 경 아마존 사람들을 수중도시로 이끌던 전설의 분홍고래(BOTO)처럼 아이들에게 고래보다 더 큰 꿈을 그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동작가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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