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21년둥지버린스몰츠는이기적?

입력 2009-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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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명예의 전당행이 확실한 존 스몰츠(41·사진)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떠나 보스턴 레드삭스에 새롭게 둥지를 튼다. 스몰츠는 9일(한국시간) 보스턴과 연봉 550만달러,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500만달러의 조건으로 1년 계약에 합의했다. 신체검사를 통과하면 ‘레드삭스 네이션’의 일원이 된다. 이번 오프시즌에 투수 CC 사바시아와 AJ 버넷, 1루수 마크 테셰라 등을 총 4억350만달러를 들여 영입, 월드시리즈 진출 꿈에 부풀었던 뉴욕 양키스로서는 예상치 못한 베테랑의 보스턴 가세로 여유가 없어졌다. 보스턴은 9일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5년간 뛴 로코 발델리(27)와도 1년 계약에 합의해 외야를 보강했다. 스몰츠의 보스턴행은 애틀랜타 팬들에게 충격적인 일이다. 스몰츠는 1988년 애틀랜타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1년 동안 브레이브스의 마운드를 지켰다. 때로는 에이스로, 때로는 클로저로 활약하며 애틀랜타의 상징으로 군림했다. 통산 210승154세이브. 메이저리그 사상 200승 이상에 150세이브 이상을 작성한 투수는 스몰츠가 유일하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는 좌완 톰 글래빈, ‘제구력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와 함께 마운드의 삼두마차로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트리플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렇다면 21년 몸담았던 애틀랜타를 헌신짝처럼 버린 스몰츠는 이기주의자일까. 아니면 스몰츠가 보스턴으로 가도록 방치한 브레이브스를 비난해야할까. 스몰츠가 보스턴으로 간 이유는 연봉 때문이다. 이날 애틀랜타 지역신문에 게재된 베테랑 3루수 치퍼 존스의 인터뷰를 보면 브레이브스 구단이 훨씬 더 비난을 받아야 할 듯하다. 스몰츠의 보스턴행으로 좌절감에 휩싸인 존스는 자신도 기량이 떨어졌을 때 구단이 팽개칠 것이라며 구단의 처사를 못 마땅해했다. 브레이브스는 지난 시즌 어깨 부상으로 단 5경기에 출장한 스몰츠의 올 시즌 재기에 믿음을 갖고 있지 못했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스몰츠와 계약을 미뤘다. 게다가 연봉도 고작 200만달러(인센티브 제외)를 보장한다는 조건이었다. 지난 시즌 스몰츠의 연봉은 1400만달러였다. 애틀랜타 보비 콕스 감독은 지난해 12월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스몰츠가 처음으로 피칭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스몰츠가 그처럼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것을 처음 본다”며 재기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결국 스몰츠는 구단의 미온적인 협상과 자존심에 상처를 준 연봉 제시액에 실망, 보스턴으로 떠났다. 팬들의 반응은 지난 20년간 애틀랜타를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강자로 만들어준 점에 감사하고 있다. 아울러 보스턴에 가서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반지를 끼라며 그의 앞날을 축복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한 팀에서 데뷔와 은퇴를 한다는 게 이처럼 어려운 일이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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