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퇴’이연택체육회장“이런게해피엔드”

입력 2009-02-04 18:5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73)이 체육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연택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25차 체육회 결산 이사회 겸 제21차 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회를 마친 뒤 공식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이연택 회장은 "모든 게 잘 끝났다. 이런 게 해피엔드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논란과 갈등이 있었지만 모두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며 웃어보였다. 이연택 회장은 지난해 5월 중도 사퇴한 제35대 김정길 전 회장(64)의 후임으로 선출된 이후 김 전 회장의 남은 임기인 9개월간 재임한 뒤 이날 용퇴했다. 그가 ´해피엔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그간 대한체육회가 정부(문화체육관광부) 측과 오랜 기간 대립해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2월 김정길 전 회장이 체육회 사무총장으로 구안숙씨를 내정했다가 문체부가 승인을 하지 않는 바람에 결국 김 전 회장의 사퇴로 이어지는 일이 있었다. 이어 정부 측 관계자들은 체육계 구조조정과 관련,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를 분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사태를 관망하던 대한체육회 이사회와 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지난 달 20일 합동 회의를 열고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이들은 정부 측에 체육회-올림픽위원회 분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정식으로 요구했고, 동시에 차기 체육회장 선거에 대한 문체부 관계자의 직간접적 관여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지난 2일 문체부는 체육회와 올림픽위원회를 분리하지 않을 것과 체육회장 선거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을 확답한 것이다. 이연택 회장은 그동안 재출마하지 않을 것을 왜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큰 현안을 벌려놓고 마무리해야하는 데 개인의 진퇴를 이야기하면 체육회 내 집중력이 흐뜨러질까봐 발표를 미뤄왔다"고 답했다. 이어 이연택 회장은 "정부와의 일이 원만하게 마무리돼서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몇몇 국가 올림픽위원회가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하더라. 밖에 좀 나가서 일 좀 보고 조용히 쉬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대학에서 특강을 요청했다며 강단에 설 뜻도 내비쳤다. ◇다음은 기자회견 내용 -체육일선에서 떠난다. 소감은? "체육과의 만남은 운명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1986년과 1988년 대회를 준비하다보니 실무 주역이 됐다. 올림픽을 현장에서 공부하고 국제스포츠계도 체험했다. 1986서울아시안게임과 1988서울올림픽은 하나의 국제스포츠대회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1986년은 북한과의 체제 경쟁의 전환점이었고, 1988년은 일본과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체육진흥공단은 체육계의 젖줄이다. 설립 당시 공단 형태로 설립한 것이 오판이었고, 중대한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2002한일월드컵 때 국민이 하나가 돼 광화문 광장에서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의 위력을 실감했다." "(제34대 회장도 그렇고)공교롭게도 전 회장의 잔여임기만 회장직을 맡았다. 하지만 2004아테네올림픽에서도 12위에서 9위로 올려 놓았고, 지난해 베이징에서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7위를 차지했다." -약속대로 9개월만하고 물러나게 됐다. "체육인은 룰을 잘 지켜야 한다.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런 스포츠맨십이 사회 전반에 퍼져야 한다고 생각해 더더욱 공약을 지켜야한다고 마음먹었다." -그간 왜 물러날 뜻을 밝히지 않았나? "체육계는 억측과 추측이 난무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추리소설도 나와 곤혹스럽기도 했다. 사실 큰 현안을 벌려놓고 마무리해야하는 데 개인의 진퇴를 이야기하면 체육회내 집중력이 흐뜨러질까봐 미뤄왔다. 정부와의 일이 원만하게 마무리돼서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다." "오늘 (물러날 것을)선언하기까지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러 계획을 설계만 해놓고 떠난다고 무책임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내 능력을 높게 평가해 준)그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제 정부와 관계가 원만해졌고 큰 그림을 그려놨기 때문에 누가 와도 잘 될 것이다. 체육은 영원한 것이다." -일부 단체 고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2014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이야기가 있었지만 납득이 안 되는 이야기다. 원래 해당국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을 맡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다음 회장의 자리는 될 수 있어도 떠나는 회장의 자리는 될 수 없다." -향후 계획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특강을 요청하는 곳이 있어서 대학 강의를 하거나 조용히 쉬고 싶다. 몇몇 국가 올림픽위원회가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하더라. 밖에 좀 나가서 일 좀 보고 조용히 쉬고 싶다." "모든 게 잘 끝났다. 이런 게 해피엔드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논란과 갈등이 있었지만 모두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 【서울=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