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리스트’연예계가떨고있다

입력 2009-03-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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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가 떨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기자 장자연이 생전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일으킨 충격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것.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는 방송계 등 유력인사에 대해 술자리 시중과 성접대 강요, 폭행 등 연예계 어두운 이면에 대한 주장이 접대 받은 사람의 실명과 함께 적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경찰은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만 밝혔을 뿐, 아직 문건의 진위 여부, 거기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과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파문의 당사자인 장자연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 모두 조작됐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과 제작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예계는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파문을 통해 또 한번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동안 연예계에는 방송이나 광고 캐스팅 로비와 관련해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하지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자신의 실명과 가해자의 실명을 밝힌 적은 처음이다. 가수 아이비는 2월 미니홈피를 통해 “만나만 줘도 3억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만약 명예나 돈을 위해 누군가를 이요하려고 했으면 재력가와 사귀었을 것이다”고 밝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아이비의 발언은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연예인과 재력가의 ‘스폰서’ 관계를 톱스타가 처음으로 인정한 것으로 파장이 컸다. 이보다 앞서 2008년 SBS 드라마 ‘온에어’는 극중에서 신인 여배우가 성 상납을 요구받는 내용을 담아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현재 연예계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과 함께 “이번 기회에 검은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직 진실여부가 가려지지 않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기획사 대표는“아직 진실여부도 가려지지 않았는데 연예계 전체가 얼룩진 것으로 오해를 받을까 염려된다”는 반응이다. 한편 연예계에서는 ‘장자연 리스트’가 작성된 배경과 성격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의 문건에는 장자연의 주민등록번호와 지장, 간인(서류 종잇장 사이에 찍는 도장)까지 있어 법률적인 용도로 작성된 자술서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속사에 계약해지를 요구하거나, 소속사 변경 후 법적소송을 대비해 만든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문건의 유출경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문건은 고인과 친분이 있다는 모 기획사 대표 유 모씨를 통해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유씨는 경찰에 “자신과 동석해 장자연이 직접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장자연의 소속사 출신으로 양측은 현재 연기자 계약문제로 소송 중이다. 유씨는 “유족들이 공개를 원치 않아 문건을 소각했다”고 주장했지만, 불에 타지 않은 온전한 형태의 문건이 14일 공개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 그런가 하면 일부에서는 ‘장자연 리스트‘에 언론, 방송계 외에 또 다른 분야의 유력 인사도 언급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마침 그동안 문건 공개를 반대했던 유족까지 마음을 바꿔 철저한 수사를 원하는 만큼 경찰의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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