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이 죽었다는 소식을 인터넷에서 접했을 때 나는 선뜻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명백한 사실이었음이 금세 밝혀졌다.”
작가 김경욱은 소설 ‘장국영이 죽었다고?’에서 그렇게 썼습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이 문장 속 풍경은 명징한 아픔이자 기억으로 남았을 테지요.
2003년 4월1일 밤, 늦은 기사 마감을 마치고 후배들과 함께 가볍게 술 한 잔 하려 신문사 건물을 막 빠져나왔을 때였습니다. 당직 기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퇴근 뒤 회사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는 반갑지 않습니다. 십중팔구 좋지 않은 소식이기 때문이지요.
“선배, 장국영이 투신자살했대요.”
“하하!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오늘 만우절이라고 놀리는 거냐?!”
‘당직이라 술자리를 못해 불만을 품은 게 아니냐, 할 일도 없다’며 낄낄거리고 말았습니다. 또 다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하지만 장궈룽(장국영)은 정말 그날 오후 홍콩의 한 호텔 옥상에서 몸을 내던지고 말았습니다.
아직은 해야 할 연기도, 보여줄 영화도 많았을 46살에 그는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쉬지. 평생 꼭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바로 죽을 때야”라던 ‘아비정전’ 속 대사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더 이상 그 미소년의 이미지를 만날 수 없습니다.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처럼 시대를 울리던 여린 목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비장한 정의감을 지닌 경관(영웅본색), 굴곡진 시대를 통과한 경극배우(패왕별희), 이국땅에 뿌리박지 못한 채 부유하는 청춘 그리고 맘보춤(해피투게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환생을 기다리는 청년(천녀유혼)의 모습은 스크린으로만 추억할 밖에요.
1일 장궈룽의 6주기를 맞아 서울에서는 한창 그를 추억하는 영화들이 극장에 간판을 내걸고 있습니다. 작가 김경욱은 장궈룽의 부음을 접한 뒤 그에 관한 추억을 지닌 이들과 그들 사이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려 했습니다.
장궈룽을 추억하는 이들은 또 그렇게 고인과 지금, 소통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최근 홍콩 동방일보는 생전 고인의 동료였던 류자링(유가령)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그것은 장궈룽에게 보내는 추모사이기도 합니다.
“당신만의 세상에서 영원히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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