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거’이청용“새로운생활적응올인”

입력 2009-08-10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근 볼턴 입단에 합의한 이청용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펼쳐 보이고 있다. 굳게 다문 입술과 여유 있는 표정에서 새로운 무대 적응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상암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열심히 운동하고 잘 먹고 잘 쉬겠다.”

한국 선수로는 7번째로 ‘꿈의 무대’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이청용(21)의 소박한 출사표다. 적응력은 해외, 특히 유럽에 나가는 선수들에게 개인기량 못지않게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천수(알 나스르)는 네덜란드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인 작년 5월, 취재진을 만나 “훈련 외 시간에 만날 사람들도 없고 너무 지루했다. 음식도 하루 세끼를 햇반만 먹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물론 이것이 그가 유럽(스페인, 네덜란드)에서 모두 실패한 원인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타지에서 스스로 요리를 해 먹을 정도로 잘 적응한 박지성과 이영표 모두 성공시대를 연 것을 보면 ‘잘 먹고 잘 쉬는 것’은 ‘열심히 운동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최근 볼턴 입단에 합의, 취업비자가 나오는 대로 곧 영국으로 떠날 예정인 이청용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의 입에서도 ‘적응’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많이 나왔다. 이청용은 구체적인 목표를 묻자 “그런 건 아직 없다. 일단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데만 신경 쓰겠다”고 잘라 말한 뒤 “동료들과 의사소통이 중요한 데 아직 의사표현이 부족해 영어를 배워야 한다. 음식도 중요하니 잘 차려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 하겠다.

쉴 때를 대비해 국내에서 쇼 프로 등도 일부러 안 보고 모두 다운받아 놨다. 동료들과 빨리 친해지기 위해 게임기도 가져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은 운동과 휴식, 영어공부라는 지루한 생활이 계속되겠지만 원래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도움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라운드에서도 팀플레이를 우선할 계획. 이청용은 “볼턴은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라 나를 영입하면서 다른 면을 기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일단은 내 플레이를 보여주기 보다는 팀플레이에 녹아드는 게 먼저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