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장진영의 남편 김영균 씨(오른쪽)가 추모식에서 애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 씨는 자신의 얼굴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광주(경기)|임진환 기자
‘순애보편지’추도식낭독취소…유족들‘신원노출에부담’만류
“아내만 읽었으면….”끝내 아내에게 보내는 남편의 마지막 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세상을 떠난 아내는 이제 영혼으로 편지를 읽게 됐고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을 추억하게 됐다.
4일 오후 12시30분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열린 고 장진영의 추모식에서 남편 김영균 씨는 당초 아내 장진영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려 했다. 하지만 유족의 만류로 결국 이를 취소했지만 그 절실한 마음은 이미 고인에게 전달됐다.
장진영과 남편 김 씨의 영화 같은 순애보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김 씨가 아내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내용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3일 밤 유족과 김 씨는 긴 시간 논의 끝에 김 씨가 장진영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추모식에서 낭독키로 했다.
그러나 김 씨의 신상과 개인사가 너무 노출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유족의 만류로 김 씨는 편지를 읽지 않았다. 대신 김 씨는 고인의 유골 곁에 이를 함께 묻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고인의 아버지가 사위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껴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해 부득이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장진영의 부모는 이날 내내 사위 김 씨를 유독 챙겼고, 김 씨도 장인과 장모 곁에서 사위 몫을 다했다.
장진영의 한 측근은 “고인의 부모는 사위가 잠시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많이 찾으셨다”며 “홀로 남은 그에게 많은 짐을 지워준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김 씨는 추모공원에서 아내를 두고 나오는 길에 장인과 장모를 먼저 배웅하고, 한참 뒤에 나왔다. 아내를 홀로 둔 채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았으리라. 김 씨는 장진영과 2008년 1월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워왔으며 7월26일 미국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광주(경기)|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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