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는 퍼트의 귀재 백옥자 한번에 600개 샷”

입력 2009-10-26 17: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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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야구감독 조창수와 딸 조윤희씨. 사진제공|KLPGA

배구스타 조혜정이 말한다…운동선수 출신 골퍼들 성향은
“배구 선수 출신은 오른손으로만 스윙하려고 하고, 농구 선수는 림 안에 공을 넣어서 그런지 퍼트도 잘해요. 그럼 탁구 선수는 어떤지 아세요?”

두 딸을 골프선수로 키운 왕년의 배구 스타 조혜정(56·배구연맹 이사) 씨가 운동선수 출신들의 골프성향에 대해 털어놓았다. 평소 잘 어울리는 이에리사(55·탁구), 이옥자(55·농구) 씨와의 라운드 경험담을 들려줬다.

“정답은 자세잡기 바빠요. 스매싱하고 빨리 다음 공을 받을 준비를 했던 탓에 샷을 하자마자 자
세를 잡기에 바쁘대요.”

오랜 선수 생활로 익숙해진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이다.

조 씨 가족은 모두 스포츠인이다. 야구인 출신 조창수(60) 씨와 사이에 낳은 두 딸이 모두 프로골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2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에서 열린 KLPGA투어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 파이널 대회에 큰딸 윤희(27)를 응원 나왔다. 배구계 후진양성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틈틈이 딸들의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일도 그의 일상 중 하나다.

남편 조창수 씨는 딸의 캐디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캐디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직접 딸의 골프백을 메고 있다. 이번이 딸과 호흡을 맞춘 지 4번째로 야구인에서 ‘골프대디’로 전환 중이다.

조 씨는 환갑의 나이에도 “아직은 할만 하다”며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골프맘’ 조혜정 씨는 한때는 골프에 푹 빠져 80대 초반의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다가 두 딸을 골프선수로 키우면서 골프를 중단한 상태다. 현역 시절 강스파이크를 날렸던 실력에 골프도 장타자다.

하지만 웃지 못 할 비애도 있다. 오른손으로만 스파이크를 해서 그런지 골프도 자꾸 오른손만 이용해서 치려고 한다. 골프에서 오른손은 거리, 왼손을 방향을 조절하는데 사용된다. 양손을 잘 이용해야 똑바로 멀리 치는데 오른손만 이용하면 멀리 보낼 수는 있지만 방향조절은 힘들어진다

조 씨는 “오랫동안 운동을 해서 그런지 골프를 하는 선후배들을 보면 연습량도 장난이 아니죠. 투포환 선수 출신 백옥자는 한번 연습에 몰두하면 보통 500~600개씩 볼을 친대요. 일반인하고는 차이가 있죠”라고 말했다.

조 씨의 두 딸은 모두 KLPGA 정회원이 됐다. 큰딸 윤희는 2003년에 프로가 돼 7년째 활동 중이고, 막내 윤지(18)는 올해 KLPGA 2부 드림투어에서 상금랭킹 1위에 올라 내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촉망받는 기대주다.

조 씨는 “주변에서는 딸을 잘 키웠다고 부러워하죠. 하지만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쉽지만은 않았어요. 캐디를 봐주는 남편과 큰딸은 경기 중에 잦은 의견충돌로 관계가 나빠질 위기도 많았어요”라고 말했다. 물론 지금은 두 딸의 가장 듬직한 버팀목이다.

영종도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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