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21번째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일본프로야구 최다우승팀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로써 올해 한·미·일 우승팀은 모두 리그 최다 우승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공통점을 낳았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는 올해까지 무려 27차례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한국의 KIA 타이거즈는 전신 해태가 남긴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신화를 이어받아 마침내 V10을 완성했다.
● 韓·美·日최다 우승팀의 신화
월드시리즈는 1903년 시작돼 올해로 105회(1904·1994년 월드시리즈 무산)를 맞았다. 양키스는 결국 역대 월드시리즈 중 25.7%나 우승을 휩쓴 팀이 됐다. 3.9년에 한 번꼴로 우승을 차지했다
는 계산이 나온다.
일본시리즈는 1950년부터 시작돼 한해도 거르지 않고 치러졌다. 올해로 60회. 요미우리의 우승비율은 35%다. 2.9년에 한 번꼴로 우승한 셈이다. 한국시리즈는 1982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27차례(1985년 한국시리즈 무산) 열렸는데 KIA는 2.7년에 한 번꼴로 우승한 셈이다.한국시리즈 우승 비율은 3개국 최다우승팀 중 가장 높은 37%에 이른다.
최다 우승 2위 팀을 살펴보면 메이저리그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0회 우승), 일본은 세이부 라이언스(13회), 한국은 현대(4회)다.
● 양키스-자이언츠-타이거즈 사상 첫 동반 우승
양키스는 1949∼53년 5연패, 요미우리는 1965∼73년 9연패, KIA 전신 해태는 1986∼89년 4연패를 달성하며 리그최다연패 기록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3국의 최다우승팀이 같은 해 동반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프로야구가 가장 늦게 1982년 출범했기 때문에 이때를 기점으로 우승팀을 살펴보면 된다. 타이거즈는 1983년, 86∼89년, 91년, 93년, 96∼97년 줄기차게 우승하다 암흑기에 빠졌다. 그리고 12년 만인 2009년 우승했다.
공교롭게도 양키스와 요미우리는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암흑기를 겪었다. 양키스는 1977∼78년 2연패 이후 17년간 우승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1996년,1998∼2000년 우승을 달성하며 다시 ‘양키제국’을 일으켰다. 그리고 올해 9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요미우리는 1981년 17번째 우승고지에 오른 뒤 1989·94·00·02·09년 띄엄띄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밥 먹듯 하던 이들 3팀이지만 그동안 엇박자로 우승고지를 밟았다. 올해 처음으로
정상에서 함께 포효했다.
1990년 한·미·일 우승팀(LG-신시내티-세이부)이 모두 4연승 무패로 퍼펙트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2009년은 최다 우승팀들이 처음으로 동반우승을 거둔 해로 기억될 듯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