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탐구] 손시헌 “안되면 될때까지…노력은 나의 힘”

입력 2009-1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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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손시헌. 스포츠동아 DB

신인지명 외면…신고선수로 두산행
첫 해 김민호 은퇴시키고 주전 꿰차
매일 스윙 1천개씩 등 ‘악바리 근성’
170cm 단신 꾸준한 훈련으로 극복
내년 목표는 도루10개-전경기 출장
3회 WBC 태극마크-日 진출 꿈꿔요


두산 손시헌이 올시즌 생애 두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프로야구 출범이래 두 번 이상 골든글러브를 받은 유격수는 김재박, 장종훈, 류중일, 유지현, 이종범, 박진만에 이어 손시헌이 7번째다. 올해 손시헌은 탁월한 수비와 함께 공격부문에서도 데뷔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새로운 유격수 지존으로 떠오르고 있는 손시헌의 성공시대가 스피드를 내기 시작했다.


○2010년 손시헌의 4강은 KIA, SK, 두산, LG
손시헌의 내년 목표는 전경기 출장과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2003년 입단이후 준우승만 세차례 했다.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에 우승을 내줬고 상무 입대로 뛰지 못했던 2007년과 2008년에는 연거푸 SK에 졌다. 손시헌은 KIA, SK, 두산, LG를 내년 시즌 4강으로 꼽았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펼친 KIA와 SK를 ‘에이스가 있는 팀’으로 표현한 손시헌은 두산도 확실한 에이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수들의 능력은 어느 팀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지금 두산에게 필요한 것은 리오스나 로페즈같은 에이스 입니다.”


○대단한 신고선수 손시헌
동의대 4학년이던 2002년 2차지명에서 손시헌은 지명을 받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지만 그렇다고 아쉬워 할 겨를도 없었다. 지명이 끝나자마자 5팀에서 신고선수로 손시헌을 영입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서울팀에서 뛰고 싶었어요. LG와 두산의 유격수를 비교했죠. 내가 어느팀에 가야 뛸 확률이 높은지….” 유지현과 권용관, 그리고 초고교급 유격수 박경수가 입단한 LG보다는 김민호가 홀로 뛰고 있는 두산으로 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가장 먼저 연락을 해온 LG 유지홍 스카우트 팀장이 고등학교 선배였기에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손시헌은 자신의 미래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두산을 택했다. 손시헌의 입단은 선배 김민호의 은퇴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처음 봤을 때 어찌 저렇게 공을 잘 던지는지 감탄이 나오더라구요. 2003년 1년을 룸메이트로 지냈는데 이제 두산의 유격수는 이 녀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손시헌의 프로인생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입단 첫해인 2003년 신고선수 출전이 허락되는 7월1일부터 주전으로 뛰었다. 군대에 다녀온 2년을 제외하고는 두산의 유격수는 항상 손시헌의 몫이었다. 정말 대단한 신고선수가 아닐 수 없다.


○손시헌-고영민, 역대 최강의 키스톤 콤비다!
손시헌과 고영민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최고의 키스톤 콤비를 꿈꾼다. 둘은 수비범위와 송구능력,핸들링이 탁월하다. 특히 더블플레이 속도는 역대 최고라는 평가다. 김민호 코치는 “한박자 빠른 수비를 하는 게 두 선수의 장점이다. 둘 다 강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호흡맞추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거의 완벽하다”고 칭찬한다. 역대 프로야구의 대표적 키스톤 콤비는 삼성의 류중일-강기웅, 해태의 이종범-김종국, 현대의 박진만-박종호가 꼽힌다. 손시헌과 고영민의 수비능력은 선배들과 견줘 전혀 손색이 없다. 손시헌은 고영민과 함께 1995년의 영광을 재현해 보고 싶다고 한다. 당시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유격수 김민호, 2루수 이명수가 나란히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꾸준함보다 빛나는 것은 없다.”
지난 7월7일 손시헌의 329경기 연속출장이 멈췄다. 잠실 SK전에서 고효준의 투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일주일 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균형감각에 이상이 생겼어요.김태균(한화)의 어지러움증을 이해하겠더라구요.”연속출장 현역 최다기록이 아쉽게 좌절됐지만 손시헌은 다시 내년 시즌 전경기 출장을 목표로 삼았다. 남들처럼 3할도 치고 싶고, 타점도 많이 올리고 싶지만 손시헌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언제나 유격수 자리에는 손시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꾸준함보다 빛나는 것은 없다”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손시헌에게 전경기 출장은 가장 어울리는 목표라는 생각이 든다.


○노력은 손시헌의 최고재능!
손시헌은 올해 11개의 홈런을 쳤다. 역대 두산 유격수 가운데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손시헌이 처음이다. 타율도 0.289로 데뷔후 최고성적을 올렸다. 김광림 타격코치는 손시헌의 공격력 상승을 노력의 결과라고 표현했다. “타자 손시헌의 강점은 손목힘 정도다. 두산에서 가장 노력하는 선수다.”선린정보고와 동의대에서도 그는 독종으로 불릴 만큼 훈련을 많이 하는 선수였다. “동의대 시절에는 ‘4천운동’이 있었어요. 하루에 하체운동 1000개, 푸시업 1000개, 복근운동 1000개, 스윙 1000개를 했죠.”키 170cm의 손시헌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작은 선수 가운데 한명이다. 공 잘던지는 것을 빼곤 내세울 게 없었던 손시헌이 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가 된 것은 역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5년 잠실에서 SK 정근우 아버님을 만났는데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키작은 제가 잘했기 때문에 정근우가 2차 1번으로 지명되고 억대 계약금을 받았다구요.”


○손시헌의 이런저런 꿈과 목표
손시헌에게 가장 큰 꿈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MVP. 두 번째는 1000경기 출장과 1000안타다. 현재 554경기출장, 453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손시헌은 2013년에 1000경기 출장이 가능하다. 올해같은 타격감각이면 2014년에 1000안타도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이 끝난뒤 FA자격을 획득하는 손시헌은 일본진출의 꿈도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 기량을 겨뤄보고 싶습니다.”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가 세계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도 손시헌의 꿈이다. “삼성 권오준과 이종욱이 선린정보고 친구들인데 고3때 둘이 청소년대표로 국제대회에 갔다오더니 눈에 띄게 실력이 늘었더라구요. 그때부터 태극마크를 꿈꿨습니다.”‘도루 10개!’손시헌의 감춰둔 내년 목표다. 데뷔후 최다도루는 올해 기록한 6개. 걸음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베이스러닝에서도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게 손시헌의 생각이다.


○20승투수 손시헌!
두산 김경문 감독은 손시헌을 20승투수에 비교한 적이 있다. 두산에서 절대 트레이드 불가인 선수 가운데 한명이다. 그만큼 그의 수비능력과 내야 지휘능력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시헌은 특히 평범한 타구에 강하다. “평범한 내야땅볼을 가장 집중해서 처리합니다. 투수가 당연히 아웃이라고 생각할텐데 그때 실책하면 투수가 흔들리니까요.”손시헌은 두목곰 김동주에 이어 2010년 두산의 주장을 맡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프런트에서 모두 최고의 선택이라고 신뢰감을 표시했다. 신고선수로 입단해 최고의 유격수로 자리잡은 손시헌의 플레이를 보는 것은 야구팬에게 정말 큰 행복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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