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공격수 노병준(31·포항)이 남아공에서 던진 폭탄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13일(한국시간) “포항이 터무니없는 대우를 하려 한다.처음 약속과 다르다. 나를 키워준 팀이어서 남고 싶었지만 이제 떠날 수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판이한 양측 입장
노병준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려 했지만 구단에서 대회가 끝난 뒤 논의하자고 하고는 이제 와서 30대 초반인 자신에게 10억원에 가까운 이적료를 책정했다. 연봉도 어이없다. 내가 10억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1000~2000만원이라도 올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연봉은 올려주지도 않으면서 이적료는 높게 책정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포항 입장은 다르다. 포항 관계자는 “오히려 우리가 일찌감치 재계약하려고 했지만 외국에서 좋은 조건이 들어올 수 있으니 클럽월드컵 후로 계약을 미루자고 노병준 측이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연봉에 대해서도 “노병준에게 납득할 만한 수준을 제시했다. 인상 폭이 1000만원 미만이라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설명했다.
●국내이적 염두에 둔 발언?
노병준이 거액의 연봉에 외국 팀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다면 이런 논란은 무의미하다. 이적료도 없는 만큼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포항 역시 외국 이적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적료가 발생하는 국내 이적은 또 다르다. 이적료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파문이 커질 것을 알면서도 굳이 대표팀 전훈 도중 무리수를 둬 가며 이런 발언을 한 이유가 이적료를 낮추거나 포항과 연봉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전북 현대가 노병준 이적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포항 관계자는 “국내 이적은 생각지도 않아 이적료를 책정해보지 않았다. 만일 노병준이 국내 이적을 원한다면 이적료는 계수대로 책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