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장신수비 ‘뒤통수 치기’… 2선 침투작전 합격!

입력 2010-01-19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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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전 골로 본 경기력 분석
허정무호가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기며 올 해 A매치 첫 번째 승리를 챙겼다. 가상 그리스전으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은 초반 경기 리듬을 잃어 고전했지만 경기 중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끝에 오범석과 이정수가 연이어 골을 뽑아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표팀 골 장면을 통해 대표팀 경기력을 분석해 본다.



●2선 침투가 만들어낸 선제골

전반 39분 오범석은 노병준이 돌파를 시도하는 사이 옆쪽으로 침투해 볼을 연결 받아서 왼발로 마무리해 골을 성공시켰다. 오른쪽 미드필더 노병준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발생한 공간으로 오른쪽 풀백 오범석이 파고들면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 장면뿐 아니라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해서 많은 골 찬스를 생산해내며 핀란드의 수비를 괴롭혔다. 월드컵 본선에서 장신 수비수들이 많은 그리스를 공략하기 위한 정답을 보여준 장면이다.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침투 패스를 통해 순발력이 뒤지는 장신 수비수들의 뒷공간을 파고든다면 충분히 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대표팀은 핀란드 전을 앞두고 측면에서 2대1 패스를 통한 돌파 뒤 크로스에 이은 슛을 집중 연습했다.

훈련의 효과가 경기에 그대로 반영된 장면이었다.


●업그레이드된 세트피스


대표팀이 만들어낸 2번째 골은 세트피스 상황. 후반 16분 그리스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염기훈이 왼발로 크로스 했다. 골대 앞으로 감아 찬 볼을 김정우가 골대 왼쪽에서 머리로 문전을 향해 패스했다. 이정수가 달려들면서 오른발로 볼을 차 넣어 그리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초반에는 김두현이 오른발 프리킥을 직접 슛한 볼이 골대에 꽂혔다. 하지만 김정우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 골로 인정되지 못했다.

핀란드전처럼 세트피스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면 어떤 상대와도 충분히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다. 상대 수비에게 파울에 대한 부담을 주기 때문에 페널티에어리어 주변에서 공격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 좌우 키커로 염기훈과 김두현이 나섰는데, 킥의 날카로움이 살아나고 있어 세트피스의 활용도에 기대를 갖게 한다.


●몸싸움을 더 이겨야 한다


허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몸싸움을 지적했다.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몸싸움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지면서 플레이를 연결하지 못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허 감독은 “유럽의 키 큰 선수들이 몸으로 밀고 들어올 때 몸싸움을 적당히, 소극적으로 하는 모습을 빨리 고쳐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수비수들은 공격수와의 자리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좀 더 많은 골을 양산해내고, 수비도 한층 안정되게 펼칠 수 있다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말라가(스페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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