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걸그룹신드롬의모든것] “30대 중반…내 인생의 행복은 달콤한 ‘소녀시대’”

입력 2010-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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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스포츠동아DB

소녀시대. 스포츠동아DB

□ 소녀시대 팬카페 ‘시스터스‘ 오기홍씨
“그녀들을 보며 일상의 고단함을 잊고 힘을 얻는다.”

30대 중후반의 현직 영어강사 오기홍 씨의 말이다. 그는 소녀시대의 인터넷 팬카페 가운데 하나이며 29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시스터스’의 부매니저이다.

오기홍 씨는 팬카페 안에서 소녀시대에 관한 인터넷 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3일에는 소녀시대 멤버 수영의 생일을 맞아 축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걸그룹에 열광하는 30∼40대 남성 팬들을 가리키는 ‘삼촌부대’의 핵심 멤버인 셈이다.

오씨는 “‘시스터스’의 경우 여전히 10대 회원의 비중이 높지만 운영진은 30대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그 만큼 30대 이후, 특히 남성들로 이뤄진 중장년 팬들이 10대들과는 다른 모습의 ‘팬덤’을 형성해가고 있다.


- ‘시스터스’가 다른 팬 사이트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소속사(SM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한 활동을 벌인다는 점이다. 혹시 ‘조공’이란 표현을 아는가. 역사적으로 약소국이 강대국에 바치는 예물을 뜻하는데 많은 팬클럽들이 이런 표현을 쓴다. 그룹 멤버들의 생일 등에 선물을 보내는 것인데 우리는 말 그대로 ‘선물’로 고쳐쓰고 있다. 성숙한 팬문화를 형성해가자는 의미다. 또 멤버들의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등 오프라인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10대 회원이 대다수라는데.

“운영진은 모두 30대다. ‘시스터스’는 다른 사이트와 달리 ‘오빠삼촌방’과 ‘언니이모방’을 개설하기도 했다.”


- 팬 카페 활동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 같다.

“30대쯤 되면 주로 재테크, 가정과 가족, 결혼 등에 관한 얘기를 주로 나눈다. 하지만 소녀시대에 열광하고 그들과 관련된 활동은 내 취미 생활의 하나이다. 또 지나친 팬문화를 좀 더 건전한 팬덤으로 발전시켜갈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이제는 책임감도 좀 느낀다.”


- 소녀시대가 당신에게 주는 의미가 뭔가.

“원래 음악을 좋아한다. 또 그녀들의 음악과 퍼포먼스에서 위안을 얻는다. S.E.S의 광팬이었던 20대 때에는 PC통신에 글을 올리는 정도로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녀시대를 통해 내 자신을 찾아가고 있다. 나만의 즐거움을 좇아 인생을 즐기는 셈이다. 주로 20대 초반인 그룹 멤버들의 성실한 모습을 보고 그녀들의 환상적인 무대 퍼포먼스를 바라보면서 기쁨을 얻는다. 그 기쁨과 즐거움이 내 행복이기도 하다. 일상의 힘겨움과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도 있다.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는 시대에 그녀들의 모습은 대단한 힘을 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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