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사나이 모태범’ 박수받는 이유

입력 2010-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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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 0.34초차 銅 좌절 불구
살인적레이스 도전정신에 감동


기대했던 동메달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그의 투혼에 모두들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모태범(21·한국체대)은 21일 캐나다 리치몬드 올림픽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 출전했지만 결승에서 1분46초47로 5위에 머물러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이날 14조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모태범은 중간순위 1위로 올라서며 메달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16조의 이반 스코브레프(러시아·1분46초42)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모태범은 하늘을 향해 탄식을 내뱉으며 아쉬워했다. 곧이어 17조 마르크 투이테르트(네덜란드·1분45초57)와 하바르트 보코(노르웨이·1분46초13)가 치고나가는 바람에 순식간에 순위는 4위로 미끄러졌다. 메달이 물 건너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조의 샤니 데이비스(미국·1분46초10)가 2위로 끼어들었다. 최종순위는 5위였지만 동메달의 보코에 불과 0.34초 뒤졌을 뿐이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투혼이었고 선전이었다. 이미 16일 500m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금메달을 따낸 뒤 이틀 후인 18일 1000m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다시 3일 후인 이날 1500m에 출전해 선전을 펼쳤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3경기를 소화했다.

체력적으로 힘들 뿐 아니라 컨디션 조절과 집중력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살인적 레이스를 끝낸 ‘철인’ 모태범은 경기 후 “1500m가 제일 힘들다. 숨이 차서 계속 기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메달도 조금 기대했는데 아쉽다”면서 “그래도 부족한 게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자만하지 않으려면 항상 부족함이 있어야 한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이걸로 끝난 것이 아니다. 그는 팀추월에 출전해 다시 한번 메달획득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21세 대표팀 막내. 이미 천하를 호령했지만 그의 도전정신은 끝이 없다. 다음 대회에 대한 더 큰 기대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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