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바보’ 김현철의 재발견] “운명적 라이벌은 박·명·수 생년월일에 통장비밀번호까지 똑같아요”

입력 2010-03-01 16: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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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과 박명수는 같은 해, 같은 날 태어난 운명적인 관계다.

둘은 1년 차이로 데뷔했고, 방송을 시작한 초기 보여준 바보스러운 이미지까지 겹쳐 줄곧 비교 대상이 되어 왔다. 먼저 주목받은 사람은 박명수였다. 그보다 활약이 저조했던 김현철을 두고 사람들은 “박명수를 따라한다”고도 오해했다.

SBS 개그콘테스트 출신인 김현철과 MBC 공채개그맨으로 데뷔한 박명수는 개그를 시작한 초반, 친해질 수 없는 관계였다. 경쟁 방송사 공채출신인 탓이다.

김현철은 “누가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코미디”라면서도 “(박)명수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게 비슷할 때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데뷔 초기 만난 박명수를 떠올리며 “서로 자신의 적이 될 거라는 감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여러 방송에서도 자주 경쟁자로 비교됐던 둘이 친해진 결정적인 계기는 뜻밖에 찾아왔다. 우연히 서로의 통장 비밀번호를 알게 되면서다. 8월27일로 생일이 같은 둘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통장 비밀번호가 8027로 같았다.

“날짜 순서대로 0827로 하면 너무 표시가 나니까 순서를 바꿔 8027로 했다. 명수도 똑같은 생각으로 비밀번호를 정한 걸 알고 나와 비슷한 사람이란 걸 알았다.”

엉뚱하게 통장 비밀번호를 통해 친해진 둘은 2001년 MBC 개그프로그램 ‘코미디닷컴’에서 같은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함께 했던 코너는 지금 김현철에게 인기를 모아준 ‘PD공책’. 박명수가 MBC ‘무한도전’에서 자주 쓰는 ‘가이스키’ 같은 말도 모두 당시 ‘PD공책’에서 썼던 개그들이다.

김현철은 “한 날 한 시에 태어났기 때문에 생각하는 게 비슷하고 왠지 끌리는 게 있었다”며 “명수같은 경쟁자가 있다는 건 특별한 인연”이라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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