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황금사자기를 누가 품을까. 고교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제 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개막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있다. 지난해 결승에서 북일고를 3-0으로 꺾고 우승한 충암고 선수들이 이영복 감독을 헹가레 치며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높아진 마운드…1점차에 울고 웃는다
꿈과 용기, 순수와 열정! 고교야구가 마침내 기지개를 켠다.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주최 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협회)가 12일 오전 10시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김해고-원주고 개막전을 시작으로 29일 결승전까지 18일 동안 열전을 펼친다. 황금사자기는 전국 52개 고교팀이 모두 참가하는 데다 가장 먼저 열리는 대회여서 고교야구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
○투고타저 예상 속 16강 이후 빅매치
대부분의 팀이 투수력에 비해 약한 타력이 고민이다. 그래서 올해 고교야구는‘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치열한 1점차 승부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대진표 추첨 결과 우승후보끼리 초반 승부를 피하게 돼 16강 이후 빅매치들이 성사될 전망이다.
전력상 광주일고와 북일고는 양강으로 꼽힌다. 광주일고는 고교 좌완 최대어 유창식과 사이드암 이정호, 장신의 우완 박기철 등 유형별로 풍부한 투수를 보유한 데다 조직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악바리’ 이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일고는 지난해 준우승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포수 최형종과 내야수 홍성갑, 외야수 오준혁 등을 보유한 타선만큼은 전국 최강이며 한화에서 은퇴한 송진우의 조카인 좌완 에이스 이영재가 지키는 마운드도 탄탄하다.
투타 밸런스가 안정된 경남고도 우승후보. 지난해 황금사자기 우승팀 충암고는 우완 최현진을 내세워 2연패에 도전한다. 서울고와 장충고도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라는 평가다.
덕수고는 시속 140km대 후반을 던지는 최대어 투수 한승혁과 김진영이라는 최강의 우완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타력이 약한 것이 마이너스 요인.
○고교야구, 28년 만에 잠실구장에 선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되는 것은 29일 결승전이 잠실구장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잠실구장은 프로야구의 메카. 1982년 7월 16일 잠실구장 개장기념 우수고교초청대회 이후 28년 만에 고교야구에 문호를 개방했다.
잠실구장 최초의 경기인 1982년 우수고교초청대회에는 부산고 북일고 경북고 군산상고 4팀이 참가했는데, 경북고의 류중일(현 삼성코치)은 7월 17일 결승전에서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부산고 에이스 김종석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좌월 솔로홈런을 날려 ‘잠실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에 과연 류중일 이후 28년 만에 잠실구장 홈런을 치는 고교선수가 탄생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