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지극히 토속적이고 소박한 입맛의 소유자들. 그러나 피부색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조금 더 진했다. 훈련이 끝나자마자 식당으로 달려가 오순도순 점심을 즐긴 두 주인공은 KIA의 두 용병 로페즈(사진)와 로드리게스였다.
지난해 한국에서 1년을 보낸 로페즈야 그렇다 해도 로드리게스까지 능숙한 젓가락질로 식사를 끝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등판을 앞두고 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먹을 정도로 로페즈는 한식 애호가가 다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매콤한 한식을 먹기 시작한 로드리게스의 입맛도 도미니카 고향 선배 로페즈와 비슷한지 뭐든지 잘 먹는다.
한참 두 사람이 점심을 즐기던 순간. 타격훈련을 마친 나지완과 김원섭이 식당으로 들어섰다.
접시에 골고루 음식을 담은 나지완은 로페즈와 로드리게스 쪽으로 다가가더니 또박또박 한국어로 “점심 맛있게 드세요”라고 공손히 말했다. 인사를 받은 로페즈도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답했다.
한식을 즐기는 외국인선수들, 그리고 그들을 깍듯하게 선배로 대하는 국내선수까지. 이날 KIA 식당의 모습은 이색적이었지만 정겹고 따뜻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