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명차 ‘벤틀리’ 타는 김병현 “그만의 생활방식 여전하네”

입력 2010-03-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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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의 차 ‘벤틀리’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이너리그 구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종 가운데 가장 비싸고 돋보이는 차 한 대가 있다. 검은색 세단으로 영국이 자랑하는 명차 ‘벤틀리(Bentley)’다. 메르세데스 벤츠보다 한 단계 위의 차량으로 꼽힌다.

실제 미국에서도 고급 차종이다. 벤틀리 승용차 판매대리점도 베벌리힐스 같은 부자 동네에나 있다. 자이언츠의 마이너리그 구장에서 가장 비싼 벤틀리의 차주인은 다름 아닌 김병현이다.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김병현의 훈련여부는 주차장의 차만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달 마이너리그 캠프에 합류할 때 LA에서 직접 몰고온 애마다. 김병현이 벤틀리를 타는 이유가 걸작이다. 김병현은 “사고 싶어서 산 게 아니다.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클린트 허들 감독(현 텍사스 레인저스 벤치코치), 투수코치와 불화가 심했다. 노골적으로 나를 왕따시켰다. 그 때 화가 난 김에 나도 이런 차 타고 다닌다고 과시하려고 해서 구입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병현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국내에서 몇몇 기자들이 김병현을 취재했다.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기자 입장에서 전달하고 싶은 게 많을 것이다. 오해와 진실이 그렇고, 저녁 식사를 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도 “병현이 형이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대인기피증이 아닌 것 같다. 언론에서 비쳐진 것과 너무 달랐다”며 김병현의 다른 모습을 강조했다.

물론 오해도 있을 수 있고, 잘못 전달된 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김병현은 김병현이다. 그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자기 식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었다.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도 여전했다. “이상한 사람이 전화를 해서 자주 바꾼다”는 게 김병현의 말이다. 캠프에서 보는 동안 앞으로의 일정을 물어보면 “모르겠는데요” 일변이었다.

사람은 나이가 든다고 성격이 결코 바뀌는 것은 아니다. 서른 살이 넘은 김병현이 자기 식대로 산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야구로 말하면 된다.

스코츠데일(미 애리조나주) | 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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