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액션스타의 모든 것] 이홍표 무술감독 “액션 CG, 땀냄새 없어 아쉬워요”

입력 2010-03-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홍표 무술감독.

20살이던 1990년 고향인 충남 공주에서 상경한 청년 이홍표(사진)는 서울에 발을 딛자마자 한 체육관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평생의 스승 정두홍을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한국 액션계에서 쌍벽을 이루는 무술 감독이 되었다.

“정두홍 감독을 알게 된 것도 20년이 다 되어 가네요. 사제지간으로 만나 함께 서울 액션 스쿨을 열었고, 지금도 서로를 격려하며 한국 액션의 발전을 걱정하는 사이가 됐어요.”

이홍표 무술 감독은 2002년 영화 ‘정글쥬스’를 시작으로 ‘와일드 카드’ ‘우아한 세계’ ‘바람의 파이터’ ‘강적’ ‘10억’ ‘차우’ 등 여러 편의 영화에서 액션 감독을 맡았다. 요즘은 전도연 주연의 ‘하녀’와 박중훈 주연의 ‘내 깡패같은 애인’ 촬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감독은 1994년 개봉한 영화 ‘구미호’에서 정우성의 대역으로 처음 액션 연기에 나섰다. 181cm로 당시 스턴트맨 치고는 장신이었던 그는 이후 장동건, 배용준 등 키 큰 스타들의 대역을 도맡았다.

“1990년대는 장비가 발달되지 않아 영화 속 액션에는 대부분 스턴트맨들의 땀냄새가 많이 났죠. 지금 액션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저는 1995년 최민수가 주연한 영화 ‘테러리스트’가 아직도 최고라고 생각해요. CG를 쓰거나 기교를 부리지 않은 최고의 정통 액션 영화거든요.”

이 감독은 과거의 환경과 비교하면 지금은 천국과 다름없다고 했다. 전에는 365일 중 30여일 정도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일이 없어 훈련을 반복했지만 지금은 그 반대라고. 일이 많아진 탓에 운동할 시간이 줄었지만 생활에는 훨씬 도움이 돼 스턴트맨들의 살림살이가 그나마 나아진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갈수록 정교해지는 액션 장비와 CG로 인한 아쉬움도 적지않다. "영화의 발전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몸이 편해졌다고 다 좋은 건 아니에요. 상대적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줄고 정통 액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땀냄새 같은 열정이 없는 것 같아 아쉽죠.”

이 감독은 지금까지 가장 뿌듯한 성과로 후배들의 성장을 꼽았다. 스턴트맨에서 시작해 영화 ‘짐승’으로 주인공 자리를 거머쥔 정석원, 액션 스쿨 1기 출신으로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 중인 박성웅 등 후배들의 성공이 그에게는 큰 보람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