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 [사진제공=KLPGA]
하나의 원을 그리듯 매끄러운 스윙, 홀을 향해 정확하게 굴러가는 송곳 같은 퍼트. 서희경이 LPGA 투어 정상에 오른 원동력이다.
서희경의 스윙은 교과서를 보는 듯 하다. 미 언론에서도 그의 스윙에 대해 ‘텍스트북 스윙’이라는 찬사를 보낼 만큼 안정되고 정교하다.
서희경은 이번 대회 4라운드 동안 보기를 4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4라운드 16번홀에서 티 샷이 감겨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냈지만 우승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었기에 큰 의미는 없다.
기록이 말해주듯 스윙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
서희경의 드라이버 샷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눈 여겨 봐야 한다. 백스윙이 다소 작게 보이는 콤팩트한 스윙이지만 파워는 더 실려 있다. 대개 장타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스윙이다.
큰 키도 장점이다. 172cm에서 내리 꽂듯 이어지는 스윙은 작은 아크를 보완한다. 이와 유사한 스윙을 하는 선수로 앤서니 김을 꼽을 수 있다. 백스윙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임팩트 때 100% 힘을 쏟아내 큰 비거리를 만든다. 서희경도 이렇게 스윙을 바꿔 거리를 20야드 늘렸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거리를 내기 위해 스윙을 크게 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그렇게 되면 임팩트가 되기 전에 힘을 손실시키는 역효과가 이어져 오히려 비거리가 줄어든다. 서희경은 “지난해까지는 백스윙 때 팔이 몸에서 조금 떨어지면서 아크가 크게 돌아갔는데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백스윙을 간결하게 바꾸면서 오히려 더 힘 있는 스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퍼트다. 그의 퍼트를 잘 살펴보면 홀 앞에서 멈추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어떤 경우엔 조금 세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도 강해 보이지만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지나가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