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스타 이상민이 22일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상민의 회견장 도착을 기다리는 팬들이 슬픔에 잠겨있다.
한국 프로농구 최고의 인기스타 이상민(37)의 갑작스런 은퇴 소식에 팬들이 눈물을 쏟았다.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태평로 빌딩 27층 태평로 클럽에서 열린 이상민 은퇴 기자회견.
이날 기자회견장은 이상민의 팬들로 가득찼다. 20대 초반의 여성부터 나이 지긋한 40대 남성까지 포함된 수십명의 팬들이 플랜카드를 들고 이상민의 은퇴를 만류했고, 일부 팬들은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부터 눈물을 보였다.
오전 11시30분경. 마침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검은색 정장 차림의 이상민이 모습을 드러내자 눈물을 쏟아내던 팬들은 "오빠, 은퇴하지 말아요"라고 외치며 이상민의 기자회견장 진입을 막았다.
이상민은 수십명의 팬들을 뚫고 가까스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곧바로 은퇴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려는 팬들과 이를 제지하려던 경호원 사이에 격한 실랑이가 벌어졌다.
팬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삼성 측은 팬들의 기자회견장 진입을 허용했다.
어느 정도 장내가 정리가 되자 이상민이 은퇴 소감을 밝히면서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그러나 팬들은 이상민의 소감을 가로막으며 "1년 더 뛰기로 했잖아요. 자의가 아닌 구단의 강요로 은퇴하게 된 진상을 밝혀라"며 이상민의 은퇴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팬들은 "2년 전 KCC에서 버림받고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다. 두 번이나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며 화를 감추지 못했다.
또 "오빠를 원한 팀이 있었던 걸로 안다. 왜 뛰고 싶은 선수를 다른 곳에서도 뛰지 못하게 은퇴를 시키는가. 삼성은 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왜 우리 오빠도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을 수가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이상민은 차분하게 입장을 밝히며 팬들의 오해를 풀었다.
이상민은 "지난해 부터 허리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팀에 누가 될 경우 과감하게 은퇴하기로 했는데 마침 삼성 측에서 지도자를 권유했고,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의 의견을 고려해 은퇴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이 때까지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팬들 덕분이었다. 팬들이 없었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아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며 흥분한 팬들을 다독였다.
그래도 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눈물로 이상민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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